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한달 넘긴 미국 셧다운... “더 길어지면 경기침체 유발”

알림

한달 넘긴 미국 셧다운... “더 길어지면 경기침체 유발”

입력
2019.01.21 14:00
수정
2019.01.21 18:51
16면
0 0

‘역대 최장’ 셧다운의 경제학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시작 27일째인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 연방정부 직원이 크래프트 푸즈사에서 제공하는 임시 무료 식료품 가방을 들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시작 27일째인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 연방정부 직원이 크래프트 푸즈사에서 제공하는 임시 무료 식료품 가방을 들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부분 폐쇄(셧다운)가 시작된 지 한 달이 넘어 역대 최장기 기록을 세우면서 미국 경제 전반에도 부정적 여파가 짙어지고 있다. 우선 나타나는 부작용은 소비와 투자 심리 위축이다. 여기에 정치적 혼란으로 시장 전반에 낙관론도 줄어들고 있다. 일각에선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경기침체’까지 유발할 큰 충격이 될 거란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연방공무원 75만명 급여 중단

21일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이 남부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놓고 충돌하면서 지난해 12월 21일 시작된 셧다운은 이날로 31일째를 맞았다. 연방정부 셧다운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지만, 대개 단기에 그쳐 경제적 악영향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셧다운을 보는 시각은 다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마저 일찌감치(지난 11일) “우리는 이렇게 긴 셧다운을 경험한 적이 없다”며 “더 길어지게 되면 시장 지표에 분명히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셧다운의 가장 표면적이고 직접적인 악영향은 연방정부 직원들의 급여 중단이다. 데이터기술기업 이니그마가 미국 관리예산실(OMB)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연방 공무원 약 74만8,000명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일하고 있거나 강제 휴무 상태다. 이들은 셧다운 종료 시 공백기에 못 받았던 급여를 보상받을 수 있지만, 연방 공무원 신분이 아닌 계약업체 직원 가운데 셧다운 사태 영향을 받은 120만여명은 미지급된 급여를 나중에 받을지조차 불확실하다. 물론 공무원도 당장은 급여가 없으니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연방 정부 기능이 저하되면서 미국의 경제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 효과도 있다. 국가적 기능을 수행하는 유관기관의 직원 수도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 관리예산실 자료에 따르면 증권거래위원회는 전체 8,000여 직원 가운데 절반 가량이 휴직 중이고, 나머지는 무급으로 일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여파로 정보기술(IT)기업 ‘우버’나 ‘리프트’ 등의 기업공개(IPO)가 늦어지고, 금융거래 승인 절차 지연으로 인해 중소기업이 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 비관심리 확산시키는 셧다운

셧다운 여파로 시장에 비관적 전망이 번지는 것도 문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셧다운이 올해 1분기 내내 이어진다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포인트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더 나아가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도이체방크의 토르스텐 슬로크 수석 국제경제분석가는 지난 16일 블룸버그에 “만약 셧다운이 3월 이후까지 이어진다면 예측 못한 문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셧다운은 더 이상 정치 쇼가 아니라 경기침체를 유발할 위험 요소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3%를 넘었을 걸로 예상되는 성장률을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백악관도 셧다운이 길어지자 긴장하는 모습이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15일 “셧다운이 일주일씩 연장될 때마다 분기별 성장률이 0.13%포인트 감소한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향후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이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셧다운 중단을 위한 협상안을 제시했고, 일단 이를 거부한 민주당도 내부에서는 타협론이 나오고 있다.

그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 왔던 연준도 16일 발행한 단기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기업들의 낙관론이 줄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월가는 이달 29~3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연준이 향후 금리인상에 한층 신중한 태도를 드러내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