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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회담 수순? 북의 전략적 줄타기?… 김정은 4차 방중에 셈법 복잡해진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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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회담 수순? 북의 전략적 줄타기?… 김정은 4차 방중에 셈법 복잡해진 미국

입력
2019.01.08 18:41
수정
2019.01.09 01: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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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중 밀착’ 경계심 커지면 비핵화 협상 장기전 들어갈 수도

中, 미중 무역협상에 압박카드 활용 가능성… 트럼프 “무역협상 순조”

특별열차로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8일 쑹타오(오른쪽)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특별열차로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8일 쑹타오(오른쪽)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차 방중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 미칠 파장을 놓고 미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정부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지만 북한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또 다시 중국과 공조하는 모양새여서 미국의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4ㆍ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과 6ㆍ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방문한 전례에 비춰보면 이번 방중은 북한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 수순을 밟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으로선 거사를 앞두고 중국을 지렛대로 확보한 뒤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 등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도 “김 위원장 방중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또 다른 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조언을 구하거나 북중 동맹을 과시하겠다는 신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북한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전략적 줄타기 행보가 북중 밀착을 경계해온 미국의 의구심과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싱가포르 정상회담 전 이뤄졌던 김 위원장의 2차 방중(지난해 5월 7~8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한 차례 취소시키는 소동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이후 북한 태도가 달라졌다며 ‘중국 배후론’을 제기하며 불쾌감을 적잖게 드러내다 급기야 회담 취소 카드로 맞불을 놓았다.

이번 4차 방중 역시 북미 간 핵심 쟁점인 제재 완화를 둘러싼 입장 차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미중 간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미묘한 시점에 이뤄져 미국으로선 달가울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중국을 디딤돌 삼아 미국에 제재완화 압박을 가할 수 있고, 중국은 무역 협상에서 대북 제재를 연계할 수 있다. 미국으로서는 이래저래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특히 이번 방문이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다자 협상구도를 만들어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면 북미 협상이 더욱 꼬일 수도 있다. 북핵 문제에 대해 “서두르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도 조절에 맞서 북한도 미국을 우회해 외교적 활로를 찾으려 하면 북미가 장기전 모드의 버티기에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반면 미국과의 무역 협상 타결을 원하는 터라 대북 문제에서 마냥 미국에 어깃장을 놓기는 쉽지 않은 중국이 북미 협상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7일(미국시간)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과 북한 비핵화를 연계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중국은 두 사안이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우리에게 분명히 해왔다. 그들은 행동으로 입증해 왔다”며 “중국은 북한의 핵 위험을 줄이려는 우리의 노력에 있어 좋은 파트너”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후 “시 주석이 북한 문제에 100% 협력을 약속했다”고 치켜세웠던 트럼프 대통령도 8일 오전 트위터에서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번 방중이 북ㆍ중ㆍ미 사이의 전략적 수싸움에 따른 양면성을 띠고 있어 미국도 북중 회담 결과를 예의주시하며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방중 후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1차 풍향계는 북미 고위급 회담이 얼마나 빨리 재개되느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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