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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미군 철수... 희비 엇갈리는 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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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미군 철수... 희비 엇갈리는 중동

입력
2018.12.25 17:54
수정
2018.12.25 20:5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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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美 빠져도 IS 격퇴 가능” 자신감 보이며 트럼프 초청

사우디는 재건 비용 폭탄 떠안고... 이라크, 자국군 시리아 배치 발표

23일 시리아 북부 만비지 지역에서 미군들이 현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만비지=AP 연합뉴스
23일 시리아 북부 만비지 지역에서 미군들이 현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만비지=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발표 이후 중동 지역 미국 주요 동맹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시리아 문제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터키는 미군 철수 논의를 서두르며 오히려 미국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엉겁결에 시리아 재건 비용까지 떠안을 처지여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후폭풍이 고스란히 이어지는 양상이다.

◇미군 철수 고삐 죄는 ‘최대 승자’ 터키

터키는 “미군이 빠져도 극단주의 이슬람조직(IS) 세력을 격퇴시킬 수 있다”고 자신하며, 미군 철수 후속조치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당장 이번 주부터 미군 대표단이 터키를 찾아 철군 논의에 착수한다.

한편 터키 대통령실은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터키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말 양국 정상이 시리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가진 통화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초청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락했다는 설명이다. 백악관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초청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구체적인 날짜가 잡히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장관 등 참모들의 만류와 여타 동맹국의 비판을 감수하고, 시리아 철군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데는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통화가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터키 방문이 성사된다면 시리아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협력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터키가 미군 철수를 반기는 데는 자국 이익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시리아 내전에서 터키의 최대 관심사는 자국과 시리아 등에 흩어져 살며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쿠르드족 세력 확대를 막는 일이다. 그러나 미군이 IS 세력을 제거하는 핵심 조직으로 활약해온 쿠르드족 인민수비대(YPG)의 군사 훈련을 도우면서 양국의 이해관계는 대립해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시리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서 미국의 지원을 받아온 YPG에 대한 통제권이 터키에게 넘어가게 됐다”며 “터키가 이번 미군 철수 결정의 최대 승자”라고 분석했다.

◇사우디에 재건 비용 폭탄 던진 트럼프

손 안 대고 골칫거리를 풀게 된 터키와 달리, 사우디는 미국의 짐을 갑작스레 떠안을 상황에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재건 비용을 사우디가 부담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사우디가 미국 대신 시리아 재건에 필요한 돈을 내기로 방금 합의했다. 5,000마일(약 8,047km)이나 떨어져 있는 미국보다, 엄청나게 부유한 이웃 국가들이 도와주는 게 좋지 않나. 고마워, 사우디 A(아라비아)”라고 적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사우디 정부는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사우디는 카슈끄지 피살 사건이 진행되는 와중에 시리아 재건 비용으로 미국에 1억달러(1,127억원)를 내놓은 바 있기 때문이다.

미국 외교정책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의 엘렌 왈드 선임연구원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하려면 일종의 성의 표시를 하라는 압박이라고 해석했다. 알자지라의 국제문제전문기자인 롭 레이놀즈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발표를 사우디 지도층과 전화통화할 계획조차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일방적 발표라며 “또 하나의 혼란상”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이날 이라크는 IS 위협을 이유로 자국 군대를 시리아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군 철수 이후 힘의 공백을 메우려는 중동 국가들의 알력 다툼과 맞물려 시리아 내전 의 마무리 수순은 한층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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