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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광케이블 불 난 건 처음 본다” KT 화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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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광케이블 불 난 건 처음 본다” KT 화재 미스터리

입력
2018.11.28 04:40
수정
2018.11.28 09:5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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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입 흔적도 없어 방화ㆍ실화 가능성 낮아 

 “내부에 조명 설치됐다면 누전 가능” 분석 

[저작권 한국일보]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 화재현장에서 KT 직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 화재현장에서 KT 직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발생 나흘에 접어든 27일 복구는 대부분 이뤄졌지만 뚜렷한 화재 원인이 나오지 않고 있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불이 나기 어려운 곳인데”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25일 1차 합동감식에 이어 다음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투입된 2차 감식에서 나온 방화나 담배꽁초 같은 실화(失火) 가능성은 낮다는 정도가 밝혀진 내용의 전부다. 통신구 자체가 보안시설인 만큼 출입 시 기록이 남는데 화재 발생 당일에는 외부인을 비롯한 출입기록이 없고, 무단 침입 흔적도 없다는 것이다.

화재 원인과 관련해 발생 장소가 ‘통신구’라는 점이 중요하다. 각종 전기ㆍ가스ㆍ수도 설비가 함께 수용되는 공동구와 달리 통신구는 통신선이라는 단일 종류의 시설만 설치돼 있어 전기적인 요인과 무관하다. 발화물질이나 원인이 될만한 게 통신구에 있지 않다는 뜻이다. 이번 화재로 소실된 광케이블은 유리 재질에 고무 피복을 입혀 만든 것으로 전기신호를 빛 신호로 바꿔 전송하는 광통신 방식에 사용되는 케이블이다. 한국전파진흥협회 관계자는 “광케이블에 흐르는 물질은 전기가 아니라 유리섬유를 통과하는 빛이라서 스스로 발화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함께 설치된 일부 통신용 구리케이블 역시 흐르는 전류가 미세해 자체 발화 가능성은 낮다.

실제로 광케이블 화재는 처음 본다는 관계자나 연구자가 적지 않다. 백동현 가천대 설비소방학과 교수는 “소방 관계 연구를 하면서 광케이블 화재는 30년 만에 처음 접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추정 가능한 발화 요인은 외부에 있다는 얘기가 된다. 불에 취약한 고무재질로 된 광케이블과 구리케이블의 외피가 그렇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광케이블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해 설치된 구리케이블이 있었다면 접촉 불량으로 인한 스파크가 광케이블로 옮겨 붙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진주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통신구 안에 조명이 설치돼 있었다면 누전에 의한 불이 원인이 됐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통신구 내부의 쥐가 광케이블을 뜯는 등으로 인한 마찰, 환풍기 먼지로 불이 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문가도 있다.

경찰은 현재 2차 감식을 통해 수집된 광케이블 전선과 환풍기 등 잔해물의 감정을 국과수에 의뢰한 상태이나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한 달 정도가 소요된다. 화재원인과 관련해 다양한 추측과 억측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당장은 국과수의 정밀감정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그에 따라 발화점과 화재 원인, 그에 따른 책임 소재 등이 규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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