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숙명여고 前 교무부장과 쌍둥이 자매 모두 검찰로

알림

숙명여고 前 교무부장과 쌍둥이 자매 모두 검찰로

입력
2018.11.12 10:30
수정
2018.11.12 14:31
0 0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에 앞서 경찰이 압수한 시험지와 암기장 등을 공개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에 앞서 경찰이 압수한 시험지와 암기장 등을 공개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A 전임 교무부장(53)과 그의 쌍둥이 자녀를 모두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함께 입건된 전임 교장, 교감, 정기고사 총괄 교사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A씨와 쌍둥이 자매 등 3명을 학교 학업성적관리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의견을 달아 송치하고, 함께 입건된 B 전임 교장, C 교감, D 고사총괄 교사 등 3명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에 앞서 경찰이 시험지에 적힌 정답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원으로 그려진 부분에 시험 문제 정답이 쓴 흔적이 보인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에 앞서 경찰이 시험지에 적힌 정답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원으로 그려진 부분에 시험 문제 정답이 쓴 흔적이 보인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의 압수품인 시험지. 시험지에 해당 시험 문제의 정답(빨간 원)이 적혀있다. 수서경찰서 제공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의 압수품인 시험지. 시험지에 해당 시험 문제의 정답(빨간 원)이 적혀있다. 수서경찰서 제공

A씨는 2017년 6월부터 지난 7월까지 모두 5회에 걸쳐 치러진 숙명여고 중간ㆍ기말고사 시험지와 정답을 유출한 뒤, 이를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쌍둥이 자녀에게 알려줘 시험을 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B, C, D씨에 대해서는 A씨의 쌍둥이 딸이 같은 학교에 재학 중임에도 교무부장 직위에서 배제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시험문제 유출 방조범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진점옥 수사과장이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압수물로 공개된 자료에는 쌍둥이 자매 휴대폰에서 발견된 영어 시험 주관식 문제 정답이 발견됐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진점옥 수사과장이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압수물로 공개된 자료에는 쌍둥이 자매 휴대폰에서 발견된 영어 시험 주관식 문제 정답이 발견됐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의 압수품인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 과목 정답' 메모. 이 메모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자택에서 발견됐다. 수서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의 압수품인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 과목 정답' 메모. 이 메모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자택에서 발견됐다. 수서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쌍둥이 동생 휴대폰에 저장된 영어 서술형 정답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 과목 정답이 기재된 메모 △응시했던 일부 과목 시험지 여백에 일렬로 기재된 정답 △주거지에서 압수한 빈 시험지 등 정답 유출이 의심되는 정황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

하지만 각각 4차례, 3차례씩 진행된 A씨와 쌍둥이 자매의 대면 조사에서 이들은 ‘열심히 노력해 성적이 향상됐다’는 취지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메모 등 정황증거에 대해서도 쌍둥이 자매는 “시험 후 채점을 위해 정답을 메모한 것이나 공부를 하기 위해 검색용으로 저장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아울러 경찰은 A 전 교무부장이 올해 2학년 1학기 중간ㆍ기말고사를 앞두고 시험 답안지를 교무실 금고에 보관하기 시작한 날 근무대장에 기재하지 않고 홀로 교무실에서 야근한 사실을 집중 추궁했지만, A씨는 “평소 초과근무일보다 일찍 퇴근해 대장에 기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8월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진 뒤 A 전 교무부장이 자신의 집 컴퓨터를 교체한 사실이 드러나자 경찰은 증거인멸 시도라 보고 지난 2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 6일 영장이 발부됐다.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은 올 7월 대치동 학원가 등을 중심으로 퍼졌다. 1학년 1학기에 각각 전교 59등, 121등을 했던 A씨의 쌍둥이 자매가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갑자기 성적이 올라 문ㆍ이과 전교 1등을 하면서 학부모 사이에서 문제 유출 의혹이 제기됐다. 8월 29일, 서울시교육청이 특별 감사 결과 ‘문제 유출의 개연성은 있으나 물증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같은달 31일 수사를 의뢰하면서 경찰이 나섰다.

경찰은 쌍둥이 자매에 대해서는 제출된 진단서와 미성년자 신분임을 감안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학교 시험 전 과정에 대한 보안지침을 명확히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드러났다”며 “아울러 재학생과 특수관계가 있는 교원을 미리 배제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교육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