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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예산ㆍ기획 주로 맡아… ‘무색무취’ 스타일의 워크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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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예산ㆍ기획 주로 맡아… ‘무색무취’ 스타일의 워크홀릭

입력
2018.11.09 15:32
수정
2018.11.09 21:3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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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

“자기 목소리 낼지는 의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9일 국무조정실장 자격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게 잠겨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9일 국무조정실장 자격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게 잠겨 있다. 연합뉴스

“엉덩이에 땀띠 나도록 앉아 일만 하는 사람이죠.”

9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으로 지명한 홍남기(58) 국무조정실장에 대해 과거 기재부에서 함께 근무한 한 인사는 이렇게 촌평했다. 관가에선 매사에 꼼꼼하며 부지런하기로 소문이 나 있는 인물이라는 얘기다.

홍 부총리 후보자는 기재부의 전신인 경제기획원(EPB)에서 공직활동을 시작한 경제관료다. 30년 동안 예산, 정책, 기획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강원도 춘천 출신인 홍 후보자는 춘천고,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9회로 1984년 경제기획원 대외경제조정실에서 공직을 시작한 뒤 영국 맨체스터 샐퍼드대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이후 기획예산처 성과주의예산팀장, 예산실 예산기준과장 등 예산 관련 보직을 맡았다.

2004년 참여정부 시절에는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행정관과 정책실 정책보좌관을 지냈다.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이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옮기면서 일 잘하는 홍 후보자를 콕 집어 데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이 박 실장 후임으로 재직할 땐 정책실에서 변 실장을 보좌했다.

업무처리가 깔끔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정권이 바뀌었을 때도 중용됐다. 주미공사관을 지내다 이명박 정부 때 기재부로 돌아와 국장급인 복권위원회 사무처장을 시작으로 대변인, 정책조정국장을 지냈다. 특히 복권위 사무처장 시절인 2010년 1등 당첨자에게 매월 500만원(세전)씩 20년간 지급하는 연금복권 발행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18대 대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들어가 박근혜 정부 경제 정책의 밑그림에 관여했다. 이후 청와대에서 국정기획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과 정책조정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으로 일했다. 2016년엔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에 임명돼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을 추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그의 ‘관운’은 이어졌다. 가장 먼저 임명된 장관급 인사가 바로 홍 후보자다. 인수위원회 없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 문 대통령은 모든 행정이 차관 중심으로 진행되던 지난해 5월 11일 이를 통솔할 국무조정실장 자리에 그를 임명했다.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이틀만이다. 당시 홍 후보자를 국무조정실장으로 추천한 이는 변양균 전 정책실장으로, 그는 “일 밖에 모르는 사람에게 맡겨야 할 자리”라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정통 관료 출신으로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온 것으로 알려져 인사청문회에서 걸림돌이 될 만한 큰 결격 사유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이다. 다만 질병(만성 간염)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전력은 논란이 될 수 있다. 그는 이날 “공직을 해오면서 가슴 속 부담이 됐던 사안으로, 청문회 때 직접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기획ㆍ예산ㆍ재정을 두루 경험하면서 국정 전반에 대해 정통하다는 점과 국정 이해도가 높다는 점은 확실한 강점이다. 공개된 재산내역에 따르면 총 7억8,122만원으로 그다지 많다고 볼 수 없다. 경기 의왕시와 안양시, 충남 부여 등에 본인과 배우자 이름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주택 등을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점도 큰 문제가 아니라고 청와대는 판단했다.

다만 청문회를 통과하더라도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경제수장으로서 자기 색깔을 드러낼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적잖다. 그가 발탁된 배경에는 그간 다른 소리를 내면서 갈등을 빚은 경제팀 팀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그의 목소리가 예상보다 더 작아질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 경제라인에는 홍 후보자보다 행시 기수가 높은 윤종원 경제수석(27회)과 최종구 금융위원장(25회)이 포진해 있다. 또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전형적인 실무형 부총리를 뽑은 것”이라며 “지금보다 청와대와 팀워크는 좋아지겠지만 기재부의 위상은 약해질 가능성이 없잖다”고 말했다.

△1960년 춘천 △춘천고-한양대 경제학과 △한양대 대학원 석사 △영국 샐퍼드대학교 대학원 개발경제학 석사 △행정고시 29회 △기획예산처 예산기준과장 △기획예산처 장관비서관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수석실 정책보좌관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기획재정부 대변인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국무조정실장

세종=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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