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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했던 ‘익안대군 영정’ 18년 만에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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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했던 ‘익안대군 영정’ 18년 만에 돌아와

입력
2018.10.10 15:29
수정
2018.10.10 19:1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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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조 이성계의 셋째 아들 이방의 

정재숙 문화재청장(오른쪽)이 10일 오전 서울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도난문화재 익안대군 영정 회수 언론공개회’에서 전주이씨 종중 대표인 이석희 회장에게 새 영정함을 건네주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재숙 문화재청장(오른쪽)이 10일 오전 서울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도난문화재 익안대군 영정 회수 언론공개회’에서 전주이씨 종중 대표인 이석희 회장에게 새 영정함을 건네주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 논산에서 도난당한 ‘익안대군 영정’(충남문화재자료 제329호)이 18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갔다.

문화재청은 2000년 1월 충남 논산 전주이씨 종중에서 도난당한 익안대군 영정을 지난달 환수해 10일 오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종중에 반환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전주이씨 종중 대표인 이석희 회장에게 새롭게 제작한 영정함을 전해주며 “조부가 돌아온 것처럼 기쁘다”고 축하했다. 정 청장은 “사범단속반을 보강해서 전주이씨 정종처럼 조상에게 죄짓는 마음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문화재는 절도는 물론 거래도 안 된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이 알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잃어나지 않도록 안전하게 보존하겠다”고 약속했다.

익안대군 영정은 종중이 영정각 내 모시고 있다가 도난 당했다. 절도범으로부터 영정을 산 문화재 유통업자는 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일본으로 불법반출 후 일본인으로부터 구입한 것으로 ‘세탁’해 국내로 재반입했다. 이들은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처벌됐으나 영정을 회수하지 못했다. 100년 이상 된 문화재는 무관세 반입이 가능해 해외에 반출했다가 국내에 다시 들여온 것으로 보인다.

한상진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장은 “수년간 내사를 진행하다가 영정이 국내에 숨겨져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며 “1년간 소장자를 설득, 회유해 18년 만에 영정을 회수했다”고 회수 과정을 설명했다.

충남 논산 전주이씨 종중에서 도난 당했다가 18년 만에 돌아온 '익안대군 영정(충남문화재자료 제329호)'. 문화재청 제공
충남 논산 전주이씨 종중에서 도난 당했다가 18년 만에 돌아온 '익안대군 영정(충남문화재자료 제329호)'. 문화재청 제공

영정은 태조 이성계와 신의왕후 사이에 태어난 셋째 아들 익안대군 이방의(1360~1404)의 초상화다. 익안대군은 1398년 태조 7년에 제1차 왕자의 난이 일어나자 아우 이방원을 도와 정도전 세력을 제거해 개국공신 1등에 추록됐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익안대군은 성질이 온후하고 화미한 것을 일삼지 않았다고 한다. 본성이 검소하고 과묵한 인물인 것으로 전해진다.

영정은 조선 영조시대 도화서 화원 장득만이 조선 전기 작품 원본을 보고 그대로 제작한 이모본으로 추정된다. 음양법이 사용되지 않은 선묘법 위주로 얼굴과 의습을 표현한 것은 조선 전기 초상화의 특징이다. 인물이 입고 있는 복식과 단순하게 그려진 배경, 끈이 묶인 교의자 등도 조선 초기 공신초상의 형식을 보이고 있다.

문화재전문위원인 정진희 문화재감정관은 “익안대군이 착용한 사모의 형태와 의자에 명암이 가미된 사실 등은 이 그림이 이모되는 과정에서 조선 후기 특징이 반영됐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영정은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초상화의 주인공이 왕실관련 인물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정 문화재감정관은 “조선 후기 초상화 가운데 조선 전기의 도상을 찾을 수 있는 작품이 한정적”이라며 “고려 말에서 조선 초 공신초상화의 형식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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