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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강경파 ‘은산분리 완화’ 제동… 당론 못 정해 법안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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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강경파 ‘은산분리 완화’ 제동… 당론 못 정해 법안 불발

입력
2018.08.30 20:00
수정
2018.08.31 00:5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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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민생 법안도

야당 ‘패키지 처리’ 요구에 발목

#2

“이해찬 민주당 대표 취임으로

靑 무리한 강행 피해” 분석도

“여야 간 협상으로 진전 보여

9월 정기국회 처리 가능성 높아”

당초 8월 임시국회 내 처리가 예상됐던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제한) 완화 등 규제혁신법안과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주요 민생법안 처리가 무산됐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원내 지도부의 관철 의지가 강했던 은산분리 완화 법안마저 여당 강경파들의 반대에 발목이 잡혔다. 또 이 과정에서 민생법안 중 핵심이었던 상가임대차보호법도 은산분리 완화 등과 연결돼 패키지 처리를 주장한 야당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처리가 불발됐다.

마지막까지 가장 난항을 겪었던 법안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으로 인터넷전문은행에 국한해 은산분리를 완화하는 내용이다. 지분보유 완화 대상을 둘러싼 의견 차가 원인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개인 총수가 있는 자산 10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 즉 재벌을 지분보유 완화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은 모든 기업에 지분보유를 열어주되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 심사를 통해 걸러내자는 입장이었지만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겉으로는 여야간 입장 차가 법안 처리 불발 이유로 꼽히지만, 민주당 내부적으로 당론을 확실히 정하지 못한 것이 더 큰 걸림돌이었다는 지적이다. 당초 인터넷전문은행법과 관련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인터넷전문은행에 한정해 혁신 정보기술(IT) 기업이 자본과 기술 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16일에는 여야 5당 원내대표를 만나 직접 법안 처리까지 부탁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법안 통과가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막상 논의에 들어가자 박영선 박용진 의원 등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 수위가 예상보다 거셌고, 과거 당론을 뒤집는 데 대한 반대 기류까지 겹치면서 전날까지 두 번의 정책의총에서 의견 수렴을 이뤄내지 못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이날 “가장 큰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며 “대통령이 직접 강조한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의 경우 민주당 내 이견으로 공전했고, 여전히 합의된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대표 교체기라는 점도 법안 처리 불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강한 여당을 앞세운 이해찬 대표가 취임했는데, 청와대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내부 반발을 무릅쓰고 법안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모양새는 피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야 협상과정에서 야당이 인터넷은행 특례법 등의 규제혁신 법안과 쟁점 민생법안의 ‘일괄 묶음’(패키지) 통과를 고수한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임차인 계약갱신청구권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내용의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합의된 내용까지 인터넷은행 등 은산분리 완화 법안과 연계해 발목을 잡은 것이다.

홍영표(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영표(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관련 법안 처리가 완전히 물 건너간 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이번 논의 과정에서 민주당 내부는 물론 여야 간 협상도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인 만큼 9월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규제혁신 법안은 물론 상가임대차보호법도 결국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당내 의견 수렴과 당론 결정 과정이 필요하고 그 절차를 거칠 것”이라며 필요하면 추가 정책의총도 열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김성태 원내대표도 “각 상임위별로 충분히 협의해 빠른 시간 안에 처리키로 합의했다”며 “일자리 창출이 되게끔 하는 대승적 판단에 대해 각 당 지도부는 큰 공감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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