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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 직원이 만든 금융분석 로봇, 월가를 위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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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 직원이 만든 금융분석 로봇, 월가를 위협하다

입력
2016.02.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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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의 직원들은 금융분석프로그램 켄쇼(Kensho)를 사용한 후 놀라움 감추지 못했다. 그들이 일주일 동안 매달리거나 사람을 고용해 처리하던 일을 켄쇼는 순식간에 해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세계적인 금융투자기업 골드만삭스가 이용하는 ‘켄쇼’ 프로그램을 한면에 걸쳐 다루며 “로봇이 월스트리트를 침공(Invading)했다”고 보도했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으며, 금융ㆍ투자와 같은 전문직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다.

켄쇼는 기업의 실적과 주요 경제수치, 주가의 움직임 등 방대한 양의 금융데이터를 분석해 투자자들의 질문에 답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시리아 내전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켄쇼의 검색 엔진에 ‘시리아 내전 격화(Escalations in The Syrian war)’를 입력하면 켄쇼는 불과 몇 분 안에 미국과 아시아의 주가 변동, 천연가스와 유가의 움직임, 심지어 캐나다 달러의 환율 변화 등 다양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준다.

켄쇼테크놀로지의 창업자 대니얼 나들러(32)는 “5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전문 애널리스트가 40시간이 걸쳐 하는 작업을 켄쇼는 수분 내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조만간 골드만삭스에서 대규모 인력 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 실제로 2006~2010년 골드만삭스에서 주식거래 업무를 담당했던 폴 차우는 “골드만삭스에 자동 주식거래 프로그램이 도입된 후 주식거래인 10명 몫을 프로그래머 1명이 대신 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켄쇼와 같은 인공지능 로봇의 등장은 금융계의 대량실업도 예고한다. 2013년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일자리의 약 47%가 로봇으로 대체될 수 있다. 금융계는 54%로 평균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정보 수집 및 분석과 관련된 일은 로봇이 보다 정교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들러는 “수많은 벤쳐 기업이 금융 금융프로그램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10년 내 켄쇼와 같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금융계의 절반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켄쇼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나들러가 2013년 설립한 벤쳐 기업으로 직원 수는 고작 50여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여름에는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과 미국 최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도 프로그램 공급 계약을 채결했다. 나들러는 “우리가 굉장히 많은 규모의 일자리를 파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로봇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없다면, 노동계의 피해는 대단히 클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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