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20 14:00

[애니꿀팁] 강추위 속 반려동물 건강 챙기는 법


등록 : 2017.12.20 14:00

요즘 같은 한파에는 특히 나이가 많거나 심장질환이 있는 동물의 건강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얼마 전 야간에 병원으로 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아이가 호흡이 가빠졌는데 폐에 물이 찬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당직 선생님은 즉시 응급 내원을 권했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 폐부종(폐에 지나친 양의 체액이 쌓여 호흡이 곤란해지는 상태)이 확인돼 산소치료와 이뇨 치료 등 응급처치를 했다. 

다음 날 필자가 출근했을 때는 환자의 호흡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있었다. 평소 필자가 진료하던 이 환자는 5년 전에 이첨판 폐쇄 부전(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서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판막이 변성되어 발생하는 심장질환으로 대부분 소형견에서 발생)에 의한 심부전(심장의 기능 저하로 신체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서 생기는 심장병) 진단을 받아 매일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16세의 몰티즈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하고 투약을 조절하고 있는데도 응급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처음 폐부종으로 응급 내원한 후 이번이 세 번째 응급 상황이었다. 다행히 호전되어 지금은 평소처럼 통원을 하고 있다. 

심장질환이 있는 16세 몰티즈가 최근 호흡 곤란 증세를 겪었다. 이는 한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사진은 해당 몰티즈와 관련이 없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3일 전에는 타 지역 병원에서 폐부종 진단을 받고 응급처치를 받은 후 본원으로 응급 내원한 환자도 있었다.

네 살 된 치와와 종으로 어려서 폐동맥 협착증(비교적 흔한 선천성 심장병으로 우심실과 폐동맥 사이에 있는 폐동맥관이 좁아져 폐로 보내는 혈액이 부족해지는 심장병)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전날까지 정상이었는데 갑자기 호흡이 너무 가빠져서 고통스러워했다고 한다.

내원 당시 환자의 호흡수는 분당 150회(정상 호흡수는 보통 분당 10~30회)로 호흡 곤란이 매우 심해 산소 처치와 응급 처치를 실시했다. 다행히 이틀째 되는 날 호흡수가 40회로 많이 안정화되었고 엑스레이 촬영상에서도 폐부종이 많이 호전되었다. 

환자가 안정되어 이제 심장 초음파 등 정밀 검진을 통해 정확한 심장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 계획을 잡으려 한다. 보통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 계획을 세우지만 두 환자처럼 심한 호흡곤란 증상이 있을 경우, 무리한 검사로 생명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응급 처치를 먼저 실시해서 환자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청진을 통해 우연히 심장질환이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에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미국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체 질환의 10% 정도를 심장질환이 차지하고 있다. 심장질환은 보통 고령의 반려동물에게서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선천적인 문제로 어린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

반려동물 입양 후 예방접종을 위해 내원했다가 청진을 통해 우연히 심잡음이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는 증상이 없으니 보호자가 인지할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심장에 대한 정밀 검사를 통해 선천성 심장병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심장병이 있는 경우 보통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심부전으로 진행되면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운동량이 감소하고 쉽게 지치고 피곤해 하며 휴식 시 호흡수가 증가하는 것이다. 주로 야간에 기침도 많이 한다. 공놀이를 할 때 공을 던지면 물고 뛰어오던 아이가 갑자기 물고 걸어온다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해하거나 휴식 시 호흡수가 평소보다 많이 증가한다면 내원해서 상담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심장병은 기본적인 신체검사와 청진, 혈액검사, 흉부 방사선 촬영, 심전도, 혈압측정, 심장초음파 검사 등을 실시해서 진단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전문 장비와 인력을 갖춘 동물병원을 방문할 것을 권한다.

반려견의 운동량이 감소하고 쉽게 피곤해 하며 휴식 시 호흡수가 증가한다면 내원해서 상담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연일 한파 주의보가 발령되고 서울이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보다 춥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 저체온증으로 3명이 사망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런 한파에는 사람도 건강에 신경써야  하지만 반려동물의 건강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노령 동물과 심장병 환자의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신체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해 혈압을 상승시킨다. 혈관이 갑자기 수축되면 혈액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고 심장 기능이 일시적으로 악화돼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이달 들어 본원에 호흡 곤란으로 내원한 환자 가운데 최근 한파의 영향으로 심장 기능이 갑작스럽게 악화된 환자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산책을 나가야 한다면 하루 중 기온이 높은 시간을 택하고, 산책 전 따뜻한 물을 충분히 먹인다. 픽사베이

한파에는 산책을 삼가는 것이 좋다. 배변 배뇨 등의 문제로 꼭 산책을 해야 할 경우 하루 중 기온이 높은 시간을 선택하고 체온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산책을 나가기 전에 따뜻한 물을 충분히 먹고 나가면 도움이 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내 마음처럼 반려견이 산책 전에 순순히 물을 먹어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추워지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서 에너지 소모량도 많아지기 때문에 영양 보충에도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문재봉 수의사ㆍ이리온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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