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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의 수비 실책이 부른 노진혁의 ‘인생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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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의 수비 실책이 부른 노진혁의 ‘인생 경기’

입력
2017.10.11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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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노진혁(오른쪽)이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롯데와 경기에서 3회말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모창민과 기뻐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NC 노진혁(오른쪽)이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롯데와 경기에서 3회말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모창민과 기뻐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김경문(59) NC 감독은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 3차전에 앞서 “낮 경기는 낯설고 어렵다”며 “야간 경기에 들어가니까 선수들이 편해져서 1, 2차전보다 활발한 타격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원우(46) 롯데 감독 역시 “낮 경기에 투수들이 전력을 다해 던지니 타자들이 쉽게 못 쳤다”면서 “타자들은 야간 경기를 선호한다”고 타격전을 예상했다.

양 팀 사령탑의 전망대로 낮 경기로 펼쳐진 1, 2차전 투수전의 흐름과 달리 3차전은 화끈하게 터졌다. 총 6개의 아치가 창원의 밤 하늘을 수 놓았다. 화력은 NC가 더 셌다.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한 경기 팀 최다인 5개의 홈런포를 터뜨리며 롯데를 13-6으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1승1패에서 2승을 선점한 NC는 이로써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뒀다. 역대 5전3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먼저 거둔 팀은 80%(10회 중 8회)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1승1패로 균형을 이룬 가운데 3차전을 가져간 팀은 네 차례 있었는데, 모두 진출했다. 양 팀의 4차전은 같은 장소에서 12일 오후 6시30분에 펼쳐진다. 4차전 선발 투수는 NC 최금강, 롯데 박세웅이 마운드에 오른다.

인생 경기를 펼친 노진혁. 창원=연합뉴스
인생 경기를 펼친 노진혁. 창원=연합뉴스

3차전 주인공은 어느 누구도 예상 못한 NC 백업 내야수 노진혁(28)이었다. 대주자, 대수비 요원인 노진혁은 이날도 어김 없이 더그아웃을 지켰지만 3회초 수비 때 갑작스러운 출격 명령을 받았다. 주전 3루수로 선발 출전한 박석민(32)이 1회초 롯데 톱 타자 전준우의 평범한 뜬 공을 놓쳤다. 기록은 내야 안타. 출발부터 불안했던 박석민은 3-0으로 앞선 2회초 2사 1ㆍ2루에서 8번 문규현의 내야 땅볼을 놓치는 실책을 했다. 박석민이 제대로 처리했다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낼 수 있었지만 2사 만루에서 2점을 헌납했다.

수비 실책에 운 박석민. 창원=연합뉴스
수비 실책에 운 박석민. 창원=연합뉴스

이에 김 감독은 단호하게 박석민을 빼고 노진혁을 넣는 문책성 교체를 했다. 결론적으로 교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노진혁은 3-2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3회말 2사 2루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송승준의 시속 141㎞ 높은 직구를 잡아 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쐐기 2점포를 터뜨렸다. 2013년 데뷔 후 통산 홈런 4개에 그쳤던 백업 선수의 대반전이다. 포스트시즌 홈런은 2015년 플레이오프 이후 두 번째다. 노진혁은 5회말과 6회말 연거푸 안타를 쳤고, 8회말엔 중월 솔로포로 화룡점정 했다. 이날 성적은 4타수 4안타(2홈런) 3타점. ‘96억 사나이’ 박석민보다 올해 연봉 4,300만원을 받는 노진혁의 공수에 걸친 존재감이 훨씬 컸고, 3차전 최우수선수(MVP) 영예도 안았다.

2012년 NC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뛰어든 노진혁은 NC의 1군 진입 첫 해인 2013년 주전 유격수로 뛰었다. 성적은 117경기 출전 타율 0.223에 그쳤지만 내야수로는 보기 드물게 안경을 착용해 ‘노검사’(노진혁+검사)라는 별명을 얻고 주목 받았다. 그러나 2014년 두산에서 리그 정상급 유격수 손시헌이 NC로 옮기면서 노진혁은 백업으로 밀려났다. 그 해 24경기 타율 0.188, 2015년 65경기 타율 0.079로 바닥을 찍고 상무에 입대했다.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했던 그는 라식 수술을 받고 안경을 벗었다. 올 시즌 막바지에 상무에서 제대한 노진혁은 곧바로 팀에 합류, 시즌 최종전까지 4경기를 소화했다. 실전 감각을 찾고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올려 흔히 말하는 ‘미친 선수’가 돼 3차전을 지배했다.

창원=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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