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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출시 1주일… 은행은 외형, 증권사는 실속 챙겼다

입력
2016.03.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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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형에 전체 가입자 99% 몰려

내달 이후엔 일임형 수요 늘 듯

일선 혼란ㆍ불완전 판매 우려 여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 첫 주, 가입자들은 은행과 신탁형 ISA로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증권사가 은행보다 월등히 많았다. 아직은 섣불리 성적표를 내기가 어렵지만, 외형은 은행, 내실은 증권사가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SA 출시 후 1주일(14~18일) 동안 가입자 수는 은행이 61만7,215명(94%), 증권이 4만643명(6%)이다. ISA 고객을 둘러싸고 은행과 증권의 접전을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외형적으로만 보면 다소 싱거운 결과다.

하지만 가입금액을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이 은행이 32만원, 증권이 300만원으로 증권이 은행에 비해 10배 가량이나 많았다. 실제로 전체 가입자 수에서 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6%에 불과했지만, 가입금액 비중은 38%에 달했다.

증권사들의 ISA 점유율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증권사 점유율은 계좌 수 기준으로 첫날인 14일 3.2%에서 18일에는 11.1%로 상승했고, 가입금액도 같은 기간 26.7%에서 45.3%까지 높아졌다.

업계에선 은행의 경우 임직원 실적 경쟁에 따라 떠밀려 가입하다 보니 소액만 입금하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ISA 계좌로서 큰 기능을 못하는 50만원 미만의 ‘깡통 계좌’만 양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하지만 14일 34만원이던 평균 가입금액이 18일에는 49만원으로 다소 증가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전예약 고객이 몰렸던 첫 날과 달리 실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가입자들은 주로 본인이 투자대상을 고르는 신탁형 ISA를 택했다. 전체 가입자(65만8,040명) 중 신탁형에 99%(65만3,842명)가 몰렸다. 은행이 다음달에야 일임형을 출시하기 떄문이기도 하지만, 일임형과 신탁형 모두 판매하는 증권사도 신탁형(3만6,445명) 가입자가 일임형(4,198명)보다 9배 가량 많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일임형은 수익률 비교 공시사이트가 개설되면 금융회사별 운용 수익을 보고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말 ISA 수익률을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를 개설하고 5월 말까지는 계좌이동도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성급한 도입으로 영업 일선에서는 혼란도 상당했다. 특히 서민형 ISA 가입자의 경우 국세청 홈택스에서 발급하는 ‘서민형 가입용 소득확인증명서’가 필요한데 2015년 소득확인증명서가 올해 7월 1일부터 발급이 가능해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단 2014년 소득확인증명서로 서민형 ISA를 가입하면 추가 서류 제출 없이 국세청이 자체적으로 2015년 서류로 가입 자격을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부 시중은행에선 서민형 ISA 대상자를 우선 일반형으로 가입시킨 뒤 7월 이후 2015년 서류를 떼어 오면 서민형으로 갈아타게 해주겠다고 안내하고 있다.

실적 압박으로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높다. 시중은행 3년차 행원인 A(30)씨는 “대출 손님이 오면 ISA, 계좌이동까지 권유하느라 고객 1명 응대에 기본 1시간씩 걸린다”며 “대출 담당 직원이 권하면 고객이 가입 의사가 없었어도 일단 가입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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