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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명물 '영철버거' 학생·주민 힘으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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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명물 '영철버거' 학생·주민 힘으로 부활

입력
2015.11.1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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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생·주민 2,579명, 7,000만원 십시일반…12월 초 재개업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고려대 앞 '영철버거'가 학생들의 힘으로 다시 살아나게 됐다.

고려대 정경대 학생회는 13일 영철버거를 되살리기 위한 '영철버거 크라우드펀딩'에 총 2,579명이 참가, 6,811만 5,000원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철버거는 다음 달 초 재개업을 해 '고려대 명물' 지위를 되찾게 된다.

다만, 영철버거는 기존 자리가 다른 가게에 팔려 건너편 건물 2층에서 새 출발을 한다.

고려대 정경대 학생회는 영철버거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을 결정하자 지난 9월15일부터 한 달여간 크라우드 펀딩업체 '와디즈'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정경대 학생회는 당초 목표금액을 800만원으로 정했으나 24시간 만에 두 배가 넘는 돈이 모였다. 이에 고무된 학생회는 목표금액을 높여 잡고 추가 모금에 나섰다.

경영대 마케팅 공모전 학회 '쿠도스' 학생들과 소문을 듣고 찾아온 신한카드 빅데이터실도 영철버거 직원을 자처하며 영업분석, 홍보·마케팅에 대한 조언을 건냈다.

학생들이 영철버거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영철버거 대표 이영철 씨와의 끈끈한 유대관계 때문이다.

이 씨는 2000년 초반 고려대 앞 손수레에서 1,000원 짜리 '영철 스트리트버거'를 파는 노점상으로 시작했다.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은 배가 고플 때면 이 씨의 손수레 앞으로 몰려들었고 결국 이 씨는 가게를 열기에 이르렀다.

이 씨는 학생들에게 보답하고자 2004년부터 고려대에 매년 2,000만원을 기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영철 장학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영철버거는 재료비 인상과 메뉴 고급화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렸고, 인근에 비슷한 가격대의 다양한 먹거리 가게가 들어서면서 재정난에 직면했다. 영철버거는 결국 지난 여름 문을 닫았다.

설동연 고려대 정경대 학생회장(정치외교학과·12학번)은 "영철 아저씨가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가게를 꾸렸고 매년 2,000만원씩 장학금까지 지급했는데 마냥 손을 놓고 지켜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설 회장은 "학우들과 졸업생, 지역주민들이 크라우드 펀딩에 활발히 참여해준 덕분에 애초에 목표했던 것보다 많은 금액이 모였다"며 "모인 돈은 새 가게의 계약금과 보증금 등으로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크라우드 펀딩 참여자의 명단은 새로 단장하는 영철버거 매장 한 켠에 새겨질 예정이다.

요즘 재개업 준비에 여념이 없다는 이영철 씨는 "자만하는 마음이 들거나 힘이 들 때 그 이름들을 보면서 초심을 지킬 것"이라며 "16살 사춘기 성장통을 앓고 있는 영철버거가 더 단단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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