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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 수장인 듯 아닌 듯한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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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 수장인 듯 아닌 듯한 안철수

입력
2014.10.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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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란 말에 알레르기 반응 "비대위 불참" 못 박았지만

측근들 행보에는 일일이 개입 "다를 게 뭐가 있나" 지적 나와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지난 7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지난 7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 측 한 인사는 최근 “안 전 대표가 당 안팎에서 안철수계나 중도ㆍ온건파의 수장으로 비춰지는 것에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새정치’를 주창했던 안 전 대표로서는 당내 고질로 지적되는 ‘계파’의 수장이란 평가에 민감하다는 뜻이다. 안 전 대표가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러브콜에도 계파 수장급 인사들이 참여한 비대위 불참 의사를 못박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안 전 대표는 측근들의 당무 참여에도 부정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측근들의 행보까지 일일이 개입한 것은 기존 계파 수장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정치 안철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당 조직강화특위 인선에 입김 논란

새정치연합에서는 최근 안 전 대표 측 인사였던 금태섭 전 대변인의 조직강화특위 참여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지난 10일 비상대책회의를 앞두고 새정치연합은 비대위원들에게 15명의 조강특위 위원 중 금 전 대변인이 포함된 ‘조직강화특위 인선안’을 배포했지만 회의 직후 언론에 공개된 명단에는 송호창 의원으로 교체됐다. 이를 두고 안 전 대표가 7ㆍ30 재보선 공천 논란으로 소원해진 금 전 대변인을 ‘비토’한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비대위는 당초 조강특위를 원내 인사로 구성한다는 원칙 하에 송 의원에게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송 의원이 이를 고사하면서 금 전 대변인 등 3인을 추천했고, 비대위는 안 전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간주해 금 전 대변인을 내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의결 당일 이 사실을 알게 된 안 전 대표가 비대위에 ‘반대’ 의견을 전달하면서 송 의원으로 또 한번 뒤집혔다.

안 전 대표는 닷새 후인 15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저는 (송 의원 내정을) 연락 받은 적이 없다. 상의 과정이 있었다면 그때 참여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처음부터 측근들의 조강특위 참여에 부정적이었다는 언급이었으나, 당 내에선 “‘금 전 대변인 대신 그냥 송 의원으로 해달라’는 의사를 전해 놓고 이제 와서 다른 말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비판이 나왔다.

安, 측근들의 지역위원장 공모에도 부정적

안 전 대표는 이달 초 측근들과 만나 지역위원장 공모 참여에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뜻을 함께 한 (원외인사)분들께 죄송한 마음이다. 그럼에도 우리 전체가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에 헌신해 달라는 부탁을 드린다”고 했다. 당의 신뢰 회복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사실상 지역위원장을 노리는 측근들에게 지역위원장 선정을 둘러싼 계파갈등에 자신이 거명되지 않길 바란다는 ‘암묵적 당부’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 안팎에선 안 전 대표의 행보를 그의 ‘새정치 2기’ 프로젝트와 연관 짓는 관측이 많다. 차기 당권주자들의 집합체인 비대위에 참여할 경우 조직을 앞세운 계파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고, 측근들이 당무에 관여할 경우에도 ‘5대5’ 지분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행보라는 것이다. 눈 앞의 당권 경쟁에 뛰어들기 보다 차기 총선과 대선을 염두에 둔 ‘새정치 이미지’ 구축을 통해 재기를 모색하겠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정작 측근들의 정치적 미래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안 전 대표에 대해 측근 그룹에서도 불만이 적지 않다. 당장 통합 당시 17개 시도당 사무처장으로 임명된 안 전 대표 측 인사들이 최근 당 내부 인사에서 누락됐음에도 안 전 대표는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대선 출마 포기, 독자세력화 포기 등 주요 정치적 결단 때마다 비선라인에 밀려 측근들이 소외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 내에선 “새정치 이미지를 앞세운 반사이익만으로 ‘제2의 안철수 바람’의 재연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새정치의 구체적 어젠다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야만 소원해진 측근 그룹이 재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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