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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아이유는 무슨 죄?"…미투운동 역풍 맞은 '나의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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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아이유는 무슨 죄?"…미투운동 역풍 맞은 '나의 아저씨'

입력
2018.03.26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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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아이유(왼쪽), 이선균 [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tvN 수목극 ‘나의 아저씨’가 미투운동(#Me tooㆍ나도 당했다) 역풍을 제대로 맞았다. 방송 전부터 이선균과 아이유의 나이차는 우려를 샀다. 급기야 오달수가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돼 하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첫 방송 직후 폭력 미화 논란에 휩싸였고 여성 외모 비하 등 왜곡된 성 의식을 드러냈다. 미투운동 확산과 함께 사회인식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에 “시대를 역행하는 드라마가 나타났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나의 아저씨’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선균과 아이유(본명 이지은)는 18세 나이차로 인해 캐스팅 당시 여론이 엇갈렸다. ‘나의 아저씨’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아저씨 삼형제와 거칠게 살아온 한 여성이 서로를 통해 치유하는 이야기다. 제작진 및 배우들은 “사랑 이야기가 아닌 사람 이야기”라고 강조했지만, 유부남인 45세 박동훈(이선균)과 21세 이지안(아이유)의 관계부터 불편함을 자아냈다. 극중 나이차는 무려 24세다. 두 사람의 관계가 로맨스로 흘러가지 않아도 순수한 우정이라고 볼 사람은 많지 않다. 더욱이 동안인 아이유는 소녀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로리타 논란이 일수 밖에 없었다. 업친 데 덥친 격 오달수의 성추행 사건도 ‘나의 아저씨’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줬다. 오달수는 성추행 의혹을 계속 부인하다가 연극배우 엄지영 등 피해자가 실명으로 폭로하자 사과했다. 결국 ‘나의 아저씨’에서 하차했고, 동훈 형인 상훈 역에는 박호산이 투입됐다. 제작진은 미투 열풍을 의식한 탓인지 제작발표회도 취소했다.

송새벽, 이선균, 아이유, 박호산(왼쪽부터)

이 뿐만이 아니다. 첫 회에서 지안이 사채업자 이광일(장기용)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안은 맞으면서도 “너 나 좋아하지?”라고 물었고, 광일은 “용감하다 이 미친X아. 이건 죽여 달라는 거지”라고 분노했다. 폭력 미화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이 쇄도했다. 방통심의회는 “안건 상정을 고려 중”이라며 “규정에 따라 제재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훈의 아내이자 변호사인 강윤희(이지아)가 남편의 직장상사 도준영(김영민)과 불륜을 저지르는 장면도 이어졌다. 상훈, 동훈, 기훈(송새벽) 삼형제는 개저씨들의 자화상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실직한 중년 남성이 홀로 죽어간 광경을 묘사한 시놉시스 ‘아저씨 호러’나 남자들끼리 사는 ‘아저씨 마을’을 언급하면서도 여성들이 빠지지 않았다. “걔 예뻐? 하물며 어려?” 등 여성 외모를 지적하는 대사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지안이 윤희에게 “아줌마를 왜 사귀어요? 예뻐 봤자 아줌마지”라고 한 장면도 문제가 됐다.

‘나의 아저씨’는 ‘미생’ ‘시그널’ 김원석 PD와 ‘또 오해영’ 박해영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았다.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는 흠 잡을 데가 없었다. 그 동안 아이유는 연기력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각박한 삶에 지친 캐릭터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다만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요즘 ‘나의 아저씨’가 보여주는 현실은 불편한 게 사실이다. 제작진은 홈페이지에 기획의도로 ‘(아저씨들에겐) 아홉 살 소년의 순수성이 있고, 인간에 대한 본능적인 따뜻함과 우직함도 있다’ ‘길거리에 넘쳐나는 흔하디 흔한 아저씨들, 허름하고 한심하게 보이던 그들이 사랑스러워 죽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40대 중년 남성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줘 모든 아저씨들이 개저씨는 아니라고 강조하고 싶을 터. “아저씨에 대한 시선이 너무 편향적이라서 공감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아이유는 “우리 드라마는 로맨스 혹은 판타지물이 아니다”라며 “현실을 미화하는 것도 이런 현실을 미워하라는 것도 아니다. 이런 현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와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사진=tvN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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