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서울이 마련한 KFC존 모습./사진=FC서울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여행을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지역 먹거리를 맛보는 것이다. 팬들에겐 스포츠 경기 관람도 일종의 여행이다. 구장을 찾아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면서 맛있는 먹거리를 먹는 건 팬들에게 큰 즐거움이다. 프로축구 K리그 각 구단들이 2016시즌 푸드 마케팅에 노력을 기울인 이유다.
◇뗄래야 뗄 수 없는 조합 '축구와 치킨'
한국스포츠경제와 글로벌 정보분석기업 닐슨코리아가 최근 2016시즌 K리그 클래식 12개 구단별 응원 팬 50명씩 총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 축구행복지수' 설문 결과 '경기장에서 가장 즐겨먹는 먹거리'로는 단연 '치킨(55.3%)'이 꼽혔다.
축구와 치킨의 조합은 전혀 낯설지 않다. 2002 한일월드컵은 치킨 시장 확대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당시 거리 응원 현장엔 수시로 치킨이 배달됐다. 집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보는 이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치킨 배달을 시키곤 했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경기가 있는 날엔 주문이 몰려 치킨이 배달되기까지 2~3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1∼3차전이 열린 오전 2시에서 오전 7시 사이 치킨집 이용 건수가 평균 350% 이상 치솟았다는 보고도 있었다.
K리그의 FC서울은 올 해 관람석 한 곳에 'KFC존'을 운영했다. 서울 구단 마케팅 관계자는 "축구와 치킨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치킨업체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고, 결국 KFC와 손을 잡게 됐다. 경기장을 찾는 팬들에게 더 큰 만족감을 드리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치킨 외에 K리그 경기장에서 즐겨먹는 먹거리로는 '족발(7.5%)', '햄버거(7.3%)', '과자류(6.9%)', '컵라면(6.5%)', '건어물/견과류(5.6%)', '김밥(4.2%)', '주류(4.0%)', '분식(2.1%)'이 있었다. 1순위 응답 기준 5위에 오른 컵라면은 1~3순위를 합산한 종합순위(총 300%)에선 '치킨(73.7%)'에 이어 2위(38.2%)에 올랐다.
◇먹거리 종류 확대와 구매 편의 개선 시급
K리그 각 구단이 경기장 먹거리 환경 개선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점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장 내 먹거리 구매 환경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에 대한 설문에 응답자의 30.1%는 '다양한 먹거리 판매'를 언급했다. K리그 경기장 내 먹거리 점포는 소규모인 경우가 많다. 판매하는 먹거리의 양과 종류가 적을 수밖에 없다.
응답자들은 먹거리를 구매하는 데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불편도 호소했다. 응답 비율은 22.3%였다. 구매 대기시간이 지나치게 긴 탓에 팬들이 경기의 상당 부분을 관람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실제로 경기 전반이 끝난 뒤 경기장 내 먹거리 점포에 가보면 줄이 길게 늘어서 있을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많은 인파로 보행까지 불편할 정도다.
다음으로는 '판매점의 위생/청결함 개선(18.2%)', '판매점포 확대(15.9%)', '판매가격 인하(10.9%)', '종업원 서비스 개선(2.5%)' 순이었다.
1~3순위 종합 기준(총 300%)으로는 '다양한 먹거리 판매(60.5%)', '구매하는 데 시간이 너무 걸림(57.4%)', '판매점포 확대(57.0%)', '판매점의 위생/청결함 개선(55.1%)', '판매가격 인하(52.8%)' 등 1~5위의 응답 비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팬들은 대체로 먹거리의 종류 확대와 구매시 편의를 중요한 개선점으로 보고 있었다. 이는 홈 구장 내 관중 편의 증대에 노력하고 있는 K리그 각 구단에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전망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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