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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병석에 누운 아들 손 잡아주고 싶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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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병석에 누운 아들 손 잡아주고 싶다” 눈물

입력
2017.12.19 17: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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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계 지원배제 항소심

특검 “견해 달리한다고 종북 낙인”

김기춘 징역 7년ㆍ조윤선 6년 구형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문화계 블랙리스트'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문화계 블랙리스트'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문화ㆍ예술계 지원배제(블랙리스트)’ 명단을 작성하고 관리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과 징역 6년을 각각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조영철) 심리로 19일 열린 공판에서 이용복 특검보는 미국 여배우 메릴 스트립이 지난 1월 7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으며 한 발언을 인용해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 특검보는 “메릴 스트립은 당시 ‘할리우드는 아웃사이더와 외국인들로 가득 찬 곳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사람을 다 쫓아낸다면 어떻게 될까요? 별 수 없이 여러분은 미식축구, 종합격투기나 봐야겠죠. 그건 예술이 아니에요. 권력자가 권세를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데 쓴다면 우리 모두는 패배자가 될거에요’라고 말했다”며 “피고인들은 권력 최상층부에서 단지 견해를 달리하거나 정부를 비판한다는 이유만으로 문화 예술인들을 종북 세력으로 몰고 지원을 배제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실장은 최후 진술에서 “지금도 대한민국은 일당독재와 권력세습 불량국가인 북한의 핵무기, 미사일 실험으로부터 위협받고 있으며 간접적으로는 고도의 통일전선 전략에 의해 위협받는 엄중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종북세력으로부터 이 나라를 지키는 것이 공직자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원 배제 지시를 정당화했다. 또 “각종 회의에서 한 발언은 자유 대한민국 국가 공동체에 위협이 되는 각종 활동에 세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나름대로의 국가 수호 소신에 따른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늙은 아내와 식물인간으로 4년 동안 병석에 누워 있는 53살 된 아들 손을 다시 한번 잡아주고, 못난 남편과 아비를 만나 지금까지 고생이 많았다는 말을 건네고 아들에게는 이런 상태로 누워 있으면 아버지가 눈을 감을 수 없으니 하루빨리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라 당부한 뒤 제 삶을 마감할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한 뒤에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조 전 수석은 “평소 제가 문화예술에 대해 가지고 있던 소신과 전혀 동떨어진 건으로 기소 돼 재판 받는 현실이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동고동락한 두 비서관님과 구속돼 재판 받아 마음 아팠다”고 울먹였다. 이날 조 전 수석 측은 메카시즘 관련 미국 판례를 들어 국회 위증죄 혐의를 반박하기도 했다. 조 전 수석 측은 "메카시즘 광풍 당시 국회 청문회에서 ‘당신은 공산주의 추종자입니까’라는 질문에 공산주의 관련 저서를 썼던 인물이 추종자가 아니라고 답했지만 위증죄 혐의 무죄를 선고 받았다”며 “미국은 질문 자체가 근본적으로 애매모호할 경우 답변을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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