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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선 집안싸움, 아래선 잇단 성추문… 무너진 경찰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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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선 집안싸움, 아래선 잇단 성추문… 무너진 경찰기강

입력
2017.08.1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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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경찰관이 이번엔 대낮에 여성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행위를 하다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공공장소에서 음란행위를 한 서울 한 일선 경찰서 소속 경사 A(47)씨를 공연음란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0일 오후 4시이 30분쯤 강서구의 한 상가 건물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40대 여성을 향해 운동복 반바지를 벗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재작년에도 비슷한 범행을 저질러 해임 처분을 받았다가 소청심사를 통해 ‘강등’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징계가 별 소용없었단 얘기다.

일선 경찰들의 성추문이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이란 중대 과제를 앞둔 경찰 내 기강해이가 심각하단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서울경찰청 소속 현직 간부가 근무시간 중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하다 적발 돼 불구속 입건된 데 이어, 사건이 일어난 지 며칠 뒤 서대문구 한 모텔서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난 미성년자에 15만원을 주고 성매매 한 경찰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청은 당시 “내부 기강을 확실히 해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이후택시 기사를 때린 경찰, 무고한 시민을 보이스피싱 용의자로 오인해 체포하는 과정에서 때린 경찰이 입방아에 오르며 ‘기강 확립’ 약속이 무색해졌다.

‘윗물’을 보면 탁한 ‘아랫물’이 맑아질 거란 기대도 어려워진다. 최근 이철성 경찰청장의 지난해 11월 촛불집회 관련 글 삭제 지시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격화되면서다. 이 청장의 외압을 공개적으로 밝힌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전 광주경찰청장)의 발언 수위는 연일 높아지고, 이에 맞물려 경찰청의 강 학교장 비위 수사가 진행되면서 사과나 진상규명 없이 의혹만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자영업자 김모(57)씨는 “성매매, 공연음란 등 성범죄를 줄이긴커녕 경찰이 앞장서 저지르는 모습이 한심한데, 기강을 잡아야 할 수뇌부가 진상을 외면한 채 다투고 있는 모습은 더 황당하다”며 혀를 찼다.

한 경찰관계자는 “소수의 일탈행동에 전체 경찰이 매도 당하고 있어 아쉬운 측면도 있지만, 추문이 반복돼 경찰신뢰도가 더 떨어져선 안될 일”이라며 “(조직원들의) 반성이 요구되는 때”라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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