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은경 기자

등록 : 2017.06.11 17:42
수정 : 2017.06.11 19:02

한국이 수입하려는 덴마크 달걀에 숨겨진 진실

등록 : 2017.06.11 17:42
수정 : 2017.06.11 19:02

덴마크 동물보호단체 ‘아니마’

린드 크리스텐슨 캠페인 매니저

리나 린드 크리스텐슨(왼쪽) 덴마크 동물보호활동가가 닭을 안고 있다. 오른쪽은 크리스텐슨씨가 구조해 보호시설에서 돌보고 있는 닭. 크리스텐슨 제공

“덴마크 양계기업들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달걀을 수출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자국 내 밀집사육으로 생산된 달걀 소비가 줄면서 대체 시장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덴마크 최대 동물보호단체인 아니마(ANIMA)에서 자국 양계기업들의 밀집사육 실태를 외부에 알리고 있는 린드 크리스텐슨 캠페인 매니저는 11일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6년간 밀집사육 농장에서 고통받는 닭들을 구조해 입양 보내고 있는데 그 수만 1,500마리에 달한다.

크리스텐슨은 구조한 닭들을 보호하고, 학생 교육을 위해 프리윙스(Frie Vinger)라는 소규모 생크추어리(보호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크리스텐슨은 최근 한국 등 아시아로 달걀을 수출하려는 덴마크의 양계기업들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달걀 값이 상승하면서 지난달 중순 덴마크산 달걀 수입을 허용했다. 크리스텐슨은 “덴마크 양계기업들은 생산 달걀이 매우 위생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달걀이 비인도적, 비위생적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다”며 “한국 소비자들도 수입하기 전 관련 실태를 알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텐슨에 따르면 덴마크는 2012년부터 동물복지형 케이지를 도입해 기존 ㎡당 13.3마리보다는 더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모래 목욕상자와 횃대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닭들은 날개를 펴거나 돌아다닐 공간이 없으며 횃대와 모래 목욕상자 모두 형식적이어서 닭들이 전혀 이용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물복지형 케이지는 작은 닭장에 닭을 가둬 놓아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천 마리에서 최대 15만마리까지 대량 사육하는 기업들이 닭들의 기본적인 건강상태마저 점검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덴마크 최대 동물보호단체인 아니마(ANIMA) 소속인 리나 린드 크리스텐슨 동물보호활동가가 닭을 안고 웃고 있다. 그는 11일 한국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소비자들도 수입하기 전 관련 실태를 알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텐슨 제공

양계기업 비위생적으로 생산

달걀 소비 줄자 대체시장 찾아

6년간 고통받는 닭 1500마리 구조

한국 소비자 수입前 실태 알아야

때문에 닭들은 복막염, 골절 등으로 고통받고 있고, 죽은 닭들이 살아 있는 닭들 사이에 그대로 방치될 때도 많아 동물복지뿐 아니라 식품 위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텐슨이 닭 구조에 나서게 된 것은 어릴 적부터 키웠던 새들과의 교감이 바탕이 됐다. 그는 “많은 사람이 새의 매력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는 새들이 수줍음을 많이 타고, 사람에 대해 전적으로 신뢰할 때만 교감할 수 있는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이후 자국 양계장의 대량생산 실태를 접하게 되면서 양계용 닭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알게 됐고, 6년 전부터는 닭의 구조 활동과 함께 기업들이 밀집사육을 줄이고 동물복지형으로 사육방식을 전환하도록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크리스텐슨은 “덴마크 내에서도 이제 대량사육 실태가 알려지면서 평사사육(바닥에서 기르는 것)이나 자유방목형 사육 등 동물복지를 생각한 소비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동물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 생각해 보고, 동물들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기자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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