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 제2차 대중공사
젊은세대 끌어안기 난상토론
OECD 사교육비 지출 1위. 공부시간 1위. 수면시간 최하위. 행복지수 최하위. 자살률 6위. 자살 원인 1위는 성적 및 진학. 이 같은 한국 청소년들의 고통을 불교는 보듬고 있나.
조계종 스님과 신도 100여명이 난해한 화두 앞에 머리를 맞댔다. 24일 조계종 총무원 산하 연수시설인 충남 공주시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열린 ‘종단 혁신과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제2차 대중공사’ 참석자들은 “불교가 미래세대의 고민을 제대로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중공사는 전 구성원이 모여 의논하는 불교 방식 토론회다.
브리핑에 나선 윤영희 포교원 포교차장은 “젊은 세대가 암울한 상황으로 고통받고 있는데도 종교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청소년 상담대상은 친구ㆍ동료(46.2%), 어머니(22.3%), 스스로 해결(17.6%), 기타(1.4%) 등이었다. 종교지도자와 청소년상담가 등이 기타에 해당한다.
특히 불교는 10대 이하, 20대 불자가 ▦36.6%, 43.9%(1985년) ▦34.7%, 42.3%(1995년) ▦33.1%, 42.6%(2005년)로 꾸준히 줄어 비율이 커진 천주교와 대조된다. 30대 젊은 종교지도자 비율도 천주교는 33.7%였지만, 불교는 9.53%에 그쳤다.
이채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회장은 “이른바 4포세대(연애?결혼?출산에 대인관계까지 포기)인 청년들은 취업난 속에서도 행복해 하고 싶어하고 내가 누구인지 찾고 싶어하지만 불교는 권위적인 느낌이 강해 다가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고 했다.
각 모둠ㆍ난장(주제)별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소외층 아동을 위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자” “종교색을 빼고 청소년 관심사를 반영한 사춘기학교를 운영하자” “장학제도를 운영하니 반응이 좋았다” “스님, 재가자들의 봉사활동 확대하며 자연스럽게 소통하자”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절에 가면 재미없어’라는 주제의 난장토론에 참여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어린이집에 대한 불신이 높고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사찰들이 봉사차원에서 기존 공간을 활용해 어린이집을 운영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냈다. 또 “오늘 나온 의견들을 망라 1년에 걸쳐 어린이, 청소년, 청년 포교의 백년대계를 총괄할 전문위원을 구성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스님 66명, 재가자 42명 등 모두 108명이 참석했다.
글ㆍ사진 공주=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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