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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6ㆍ13 민심 제대로 읽고 겸허히 받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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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6ㆍ13 민심 제대로 읽고 겸허히 받들어야

입력
2018.06.14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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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1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했다. 지방선거 개표결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체 광역자치단체 17곳 중 14곳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대구ㆍ경북만 차지했을 뿐, 보수 야당의 텃밭으로 인식돼온 부산 경남 울산 경기까지 모두 내주고 말았다. 한국당은 그야말로 TK당으로 쪼그라든 모양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다른 야당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 같은 선거 결과는 기존 여론조사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12곳의 승부를 가르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경북 김천을 제외한 11곳을 여당이 싹쓸이했다. 선거사상 유례가 없는 승리고, 패배다.

이번 선거는 20.14%라는 높은 사전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여당 우위로 기울어진 정치 지형과 북미정상회담이 겹치면서 유권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지는 분위기였다. 특히 선거 막판 제기된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의 불륜 스캔들과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막말 파문으로 정치 불신이 극에 달해 저조한 투표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행히 유권자들의 적극 참여로 4년 전 투표율(56.8%)을 웃도는, 지방선거 사상 최고 투표율(60.2%, 잠정)을 기록했다.

여당은 압승 배경을 놓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국민적 열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지방선거는 기본적으로 정부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한데도 한국당의 국정농단 책임이 이어지며 야당 평가 기류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한국당 지도부의 무능과 사사건건 발목잡기가 국민의 외면을 받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당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폄하하는 등 극우적 태도로 일관한 것이 합리적 보수층의 이탈을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만에 맞은 첫 시험대를 무사히 통과함으로써 개혁과제를 더욱 힘있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그렇다고 절대 자만해선 안 된다. 이번 승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와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이 겹친 것일 뿐, 여당이 잘해서 주어진 게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1년간 국정을 주도한 여당으로서 제 역할과 책임을 다했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 민심을 받들어 경제정책 혼선을 시급히 정리하고 혁신성장의 성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드루킹 특검 등 향후 국정 운용 과정에 잠복한 위험요소를 잘 관리하는 것도 여당의 몫이다.

참패한 야당은 홍준표 대표 등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며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탄핵정국 이후 보수를 혁신한다면서도 평화라는 시대정신을 외면하고 안보보수의 틀을 고집함으로써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당에 치우친 정치 지형은 국가 장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야당이 건전한 비판 세력으로 속히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 그러려면 국정농단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구태 정치인만 득실대는 상황에서 아무리 개혁을 외쳐봐야 국민에겐 쇠귀에 경 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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