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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르네상스]태화강… 울산시, ‘산업 르네상스’이어 ‘관광 르네상스’ 기대

입력
2017.09.0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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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류 73종ㆍ조류 146종 등 900여종의 동ㆍ식물 서식 생태계 보고

철새공원ㆍ전망대ㆍ십리대밭ㆍ생태문화 갤러리ㆍ산책로 등 관광자원 풍부

국가공원 지정 땐 연간 200만명 이상 방문, 5년 생산유발효과 1조7000억 예상

태화강태화강 십리대숲. 울산 무거동 삼호교부터 태화동 동강병원까지 십리(4㎞)에 걸쳐 폭 20~30m로 펼쳐져 있다. 일제시대 홍수로 태화강변이 물에 잠겨 방수림으로 대숲을 조성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한 때 주택지로 개발될 위기에 처했으나 시민들의 반대로 대숲을 보존할 수 있었다.
태화강태화강 십리대숲. 울산 무거동 삼호교부터 태화동 동강병원까지 십리(4㎞)에 걸쳐 폭 20~30m로 펼쳐져 있다. 일제시대 홍수로 태화강변이 물에 잠겨 방수림으로 대숲을 조성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한 때 주택지로 개발될 위기에 처했으나 시민들의 반대로 대숲을 보존할 수 있었다.
그림 2,태화강전망대에서 바라본 태화강. 1996년 BOD 6등급인 ‘죽음의 강’에서 20년만에 연어와 은어가 뛰놀고 수달이 출몰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탈바꿈했다. 울산시 전체인구의 절반가량인 54만명을 강유역에 품고, 시민들에게 휴식과 힐링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그림 2,태화강전망대에서 바라본 태화강. 1996년 BOD 6등급인 ‘죽음의 강’에서 20년만에 연어와 은어가 뛰놀고 수달이 출몰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탈바꿈했다. 울산시 전체인구의 절반가량인 54만명을 강유역에 품고, 시민들에게 휴식과 힐링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울산은 태화강이고 태화강은 울산이다.’

태화강과 성장을 같이 해 온 울산시가 올해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태화강을 울산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어 ‘관광 르네상스’를 이루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독일이 라인강의 기적을 이뤘다면 태화강의 기적을 이룬 울산이 태화강에 큰 애정을 되돌려주고 있는 것이다. 백운산 탑골샘에서 울산만까지 47.54㎞를 흐르는 태화강은 유역면적이 636.96㎢로 울산시 전체 면적 1,057㎢의 60.1%에 이르며, 울산시 전체 인구 112만명의 48.2%인 54만명을 강 유역에 품고 있다. ‘태화강이 울산’이란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것이다. 전장 47.54㎞가운데 국가하천은 11.27㎞(구 삼호교~울산만), 지방하천은 36.27㎞(탑골샘~구 삼호교)구간으로, 17개 하천이 태화강으로 흘러들고 있다. 태화강은 2007년 이후 수질이 1등급으로 개선돼 연어와 은어가 회유하고 수달이 서식하는 등 자연생태계가 급격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73종의 어류와 146종의 조류를 비롯한 900여종의 동ㆍ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완전 탈바꿈했다.

태화강은 그러나 10여년 전만해도 현재의 모습은 아니었다.

1960~70년대 울산이 산업도시로 변모하면서 청정했던 태화강은 각종 산업ㆍ생활 오폐수가 마구 흘러 들어 하수오니와 쓰레기가 쌓여 가면서 강의 생명력을 급격히 잃었다. 급기야 철새가 떠나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악취가 진동하면서 시민들은 코를 막고 외면하는 ‘죽음의 강’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위기감을 느낀 울산시는 광역시로 승격한 1997년부터 대기ㆍ수질ㆍ자연환경ㆍ태화강 관리ㆍ녹지공원ㆍ하수도ㆍ폐기물 등 7개 분야로 나눠 태화강 살리기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에코폴리스 울산선언(2004년)과 태화강 마스터플랜(2005년)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태화강 살리기를 추진했다.

울산시는 공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99개 업체와 청정연료 사용을 위한 기업체 자율관리협약 체결하고 대기질 개선 중장기종합대책을 시행했다. 이 결과 3조 507억원에 달하는 대기개선효과와 함께 아황산가스가 1997년 0.019ppm에서 2016년 0.007ppm으로 63% 줄어드는 효과를 거뒀다. 일산화탄소도 같은 기간 0.009ppm에서 0.005ppm으로 44% 줄었다.

특히 전국 유일의 대기오염도 검사팀을 운영하는 등 과학적 관리시스템을 접목해 배출업소 지도ㆍ점검의 실효성 끌어올렸다. 이 결과 점검율이 같은 기간 76%에서 91%로 향상됐다.

수질도 27개 사업에 6,584억원을 들여 태화강마스터플랜을 추진한 결과 태화강 상류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1997년 1.3ppm에서 지난해 0.4ppm을 69%나 개선됐으며, 하류BOD 역시 같은 기간 10.0ppm에서 1.2ppm으로 88%나 개선됐다.

시는 또 자연형 호안과 어도설치 등 자연형 하천 정화사업을 벌여 어류 73종 등 900여종의 동ㆍ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로 탈바꿈했다.

아울러 이 기간 중 태화강철새공원(26만㎡), 태화강전망대(514㎡), 십리대밭교(120m), 생태문화 갤러리(790m), 산책로 및 자전거도로(24.3km) 등을 설치하고 호안ㆍ둔치도 정비했다. 특히 ‘태화들 한 평 사기 운동’에는 시민들도 적극 참여해 태화강일대는 도심 속 생태문화 공간으로 자리잡기에 이르렀다. 최근 들어서는 대숲산책로, 초화단지 등 생태문화공간에는 봄꽃대향연, 가을국향 등 각종 행사에 매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대한민국 20대 생태관광지 선정된 데 이어 올해는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옛 아름다움을 되찾은 태화강은 최근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울산시가 정원 기능을 갖춘 아름다운 경치와 공해도시에서 생태도시로 탈바꿈한 이야기까지 묶어 태화강을 국내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도록 힘을 쏟고 나선 것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 사업이기도 하다. 시는 생태환경의 보고로 거듭난 태화강을 울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어 관광활성화 등 지역발전을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정원은 2014년 제1호로 지정된 전남 순천만이 유일하다. 국가정원이란 국가(산림청)가 지정한 공원으로 한 해 30억~4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초화류와 수목, 정원 시설물을 관리한다.

이를 위해 시는 태화강대공원, 철새공원, 태화강 일원 등 128만㎡에 대해 여건분석, 조사분석 추진전략 실행체계 등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부산국토관리청과 하천 점용 협의를 거쳐 오는 11월에는 태화강을 지방정원으로 등록하는 한편 내년 1월에는 지방정원 관리 조례를 제정하고, 2018년 6월 산림청으로부터 국가정원으로 지정 받는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는 태화강 대공원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 산업과 환경이 공존하는 생태도시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관광산업 활성화 등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한국관광공사 지정 ‘울산 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산업을 새로운 성장의 축으로 삼은 울산시로서는 관광객 유치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울산시는 올들어 다양한 관광객 유치책을 편 결과 지난 7월 말 현재 울산을 찾은 방문객 400만명을 넘어서 올해 목표치를 이미 조기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9만명)에 비해 154% 증가한 것이다. 관광지별로는 태화강대공원이 141만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울산시는 태화강이 국가공원으로 지정되면 태화강 일원을 찾는 관광객이 연 200만명 이상으로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울산 등 동남권의 방문객 지출에 따른 경제적파급효과(울산발전연구원 조사)는 취업유발효과 1만5,152명, 생산유발효과 1조6,781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7,24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 도시재생이 필요한 배후지역(중구, 남구 등)을 끼고 흐르는 생태하천의 특성상 도시재생과 재건 진작에도 큰 파급효과가 기대될 뿐 아니라 정원박람회 등을 통한 정원산업의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울산=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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