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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는 끝났다” 출구전략 찾는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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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는 끝났다” 출구전략 찾는 건설사들

입력
2015.12.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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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낮추고 내년 공급은 줄이고

최근 분양가 낮춘 건설사들
최근 분양가 낮춘 건설사들

지난달 말 현대산업개발이 분양에 들어간 ‘일산 센트럴 아이파크’는 분양가를 당초 3.3㎡당 평균 1,250만원으로 책정하려다 막판에 1,183만원으로 낮췄다. 이는 인근 일산신도시 아파트보다 3.3㎡당 100만원 이상 낮은 수준. 회사 관계자는 “내년 시장 전망이 어두운데다 분양 전 지역 수요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고분양가에 거부감이 있어 3.3㎡당 1,200만원을 넘기면 별 관심을 못 받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이달 초 이 단지는 평균 1.32대 1로 전 주택형이 순위 내 마감했다. 청약 비수기에 기존 주택시장까지 관망세로 돌아선 최근 분위기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올해 부동산 호황을 틈타 고분양가와 밀어내기 분양에 열을 올렸던 건설사들이 하나 둘 출구전략을 찾고 있다. 곳곳에서 이상징후들이 감지되면서 자칫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어서다.

분양가를 낮춰라

최근 들어 인기 청약시장에서도 미달 단지가 속출하는 등 분양 열기는 빠르게 식고 있다. 2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분양만 했다 하면 평균 수백대 1로 1순위 마감을 했던 동탄2신도시의 경우 이달 들어 청약을 진행한 4곳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 내부에 떨어진 1순위 특명은 분양 단지의 ‘조기 완판’. 건설사들은 실수요자들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발 빠르게 분양가를 내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달 초 청약을 진행한 ‘래미안 이수역 로이파크’의 분양가를 3.3㎡당 평균 2,070만원으로 잡았다. 조합원들은 서초구와 인접한 입지(사당동) 등을 이유로 2,200만원대는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분양 흥행을 위해 시공사와 분양가를 낮추는데 합의했다. 강남권 분양가가 3.3㎡당 평균 4,000만원 안팎인 상황에서 가락시영 재건축아파트인 ‘송파 헬리오 시티’는 분양가를 3.3㎡당 2,626만원으로 낮춰 잡아 청약(평균 34.5대 1)은 물론 계약 완판에도 성공했다. 대림산업이 용인시 처인구에서 미니 신도시급 규모(6,800가구)로 분양 중인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역시 첫 책정가는 3.3㎡당 850만원대였지만 공급 직전 799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시장 침체기 악성 미분양 경험을 충분히 했던 만큼 초기 계약에 상당히 민감하다“며 “이 때문에 불안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애초에 발생하지 않도록 처음부터 분양가를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공급 줄이자

미분양이 점점 늘어나면서 11월 미분양 물량은 올해 최대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보고서에서 “9월 이후 신규 분양 아파트의 급격한 증가로 11월 미분양이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인 4만6,000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건설사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내년 공급 물량 축소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국일보 집계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은 내년(15만3,265가구) 물량을 올해(22만153가구)보다 30.4%를 줄일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한해 가장 많은 물량을 쏟아낸 대우건설(4만8,156가구)은 내년에 무려 56.9%(2만737가구)를 줄이고, 대림산업도 올해(3만5,322가구)의 70%(2만5,000가구) 수준만 공급할 계획이다. 내년 물량을 늘리겠다고 나선 곳은 롯데건설(1만5,430→1만9,371가구)이 유일하다. 부동산114는 내년 건설사들의 분양 물량(32만여가구)이 올해보다 2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 실장은 “올해보다 공급을 30% 줄인다고 해도 여전히 많은 물량“이라며 “건설사 입장에선 더 줄이고 싶어도 수년간 지연된 재개발 사업장 등이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진행하는 곳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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