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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방중 앞두고... 정부 다시 ‘사드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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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방중 앞두고... 정부 다시 ‘사드 골치’

입력
2017.11.24 16:5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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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ㆍ31 사드 봉합 합의 불구

中, 한국 내 논란 부채질

정부 “中 ‘단계적’ 처리 요구는

현 단계에선 봉인됐다는 입장”

22일 오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을 봉인키로 했던 지난달 31일 한중 간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결국 봉인 해제되는 양상이다. 내달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때까진 사드를 덮어두고 싶었던 우리 정부 기대와는 달리 중국이 사드가 자신들의 안보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실증적 보증을 요구하면서다.

정부는 24일 “사드 문제를 봉인키로 했던 한중 간 합의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내달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사드 문제가 재차 불거지고 있는 데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단계적’ 처리 요구에 대해 “단계적 처리는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이 아니라 ‘현 단계’라는 의미”라며 “중국어에서의 적(的)이란 의미는 우리의 ‘의’라고 해석하는 게 옳다는 게 중국 정부의 설명”이라고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2일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양측이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있어 일정 수준의 공통된 인식에 도달했다”고 밝혔지만 한국어로 해석되듯 단계적 처리를 뜻하는 게 아니라 현 단계에서의 처리 즉 봉인됐다는 입장이란 뜻이다.

그러나 중국은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재차 사드 문제를 거론했다. 양국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사드 합의에서 “군사 당국 간 채널을 통해 사드 문제에 대해 소통해 나간다”고 했던 만큼 결국 중국은 사드가 중국의 안보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물증을 한국이 서둘러 제시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한중정상회담 전에 사드를 반대해온 시 주석의 면을 세울 수 있는 한국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은 최근 한중 간 민간 전문가 채널을 통해 ▦사드 레이더 차단벽 설치 ▦사드에 대한 기술적 설명 ▦성주기지 현지조사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양국 정부 사이에서 이런 논의가 이뤄진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앞으로 중국이 공식 요구해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국 군사 당국 간 협의할 문제”라며 “앞으로 (사드 관련) 어떤 문제가 논의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사드기지 방문 등을 요구할 경우 수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이 당국자는 “가정적 상황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국방부는 한중 간 사드 협의를 위한 군사 당국 간 논의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는 계획하고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우리 측에 사드 추가 배치와 미국 미사일방어(MD)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추진은 없다는 이른바 ‘3불(不)’ 이행을 거듭 압박하며 한국 내 사드 논란을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시진핑 국가주석부터 외교부 대변인까지 “한국 측의 책임 있는 행동을 기대한다”는 말을 거의 매일 반복하고 있다. 책임을 모두 우리 측에 전가하는 듯한 태도다. 그러면서도 사드 갈등의 실질적 결과인 보복 조치 철회는 외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상징성과 파급 효과가 큰 문화ㆍ관광 분야의 빗장을 여는 데 소극적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의 최근 행태는 3불 입장 표명을 둘러싼 우리 내부 갈등을 부추겨 대중 외교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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