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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잃고 9600㎞ 돌고 돌아 한국行 ‘목발의 탈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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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잃고 9600㎞ 돌고 돌아 한국行 ‘목발의 탈북자’

입력
2018.01.31 17: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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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위해 석탄 훔치다 열차 사고

탈북후 北 꽃제비 실상 홍보 활동

지성호 '나우' 대표가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시정연설 중 기립박수가 쏟아지자 목발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워싱턴= UPI 연합뉴스
지성호 '나우' 대표가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시정연설 중 기립박수가 쏟아지자 목발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워싱턴= UPI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첫 국정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압박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소개한 인물은 북한 인권청년단체 나우(NAUHㆍNow Action and Unity for Human Rights)를 이끄는 지성호(35) 대표다. 백악관도 이날 내놓은 설명자료에서 지 대표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백악관 자료에 따르면 1983년 함경도에서 태어난 지 대표는 ‘고난의 행군’ 시기로 불리는 1990년대 대기근 속에 자랐다. 석탄을 훔쳐 암시장에서 팔아 연명했던 그는 1996년 석탄을 훔치려고 화물 열차에 올랐으나 떨어지면서 열차에 치어 왼쪽 팔과 다리를 잃었다. 마취제 없이 4시간30분 대 수술을 받고 극적으로 회생한 그는 2014년 가디언 기고에서 “배급체계가 붕괴된 북한은 이미 그때 각자도생해야 하는 사회였다. 장애가 있건 몸이 멀쩡하건 알아서 생존해 나가야 했다”고 회상했다.

구걸생활을 하던 그는 2006년 탈북했다. 2년 전 탈북한 어머니와 여동생을 쫓아서였다. 목발 하나에 의지해 두만강을 건너 북한을 벗어난 그는 중국, 태국, 라오스와 대만을 거치는 9,600㎞ 여정 끝에 한국에 정착했다. 북한 노동당원이었던 지 대표의 아버지는 아들의 사고 이후 북한 정권에 대한 증오심을 갖게 됐으나 지 대표의 약값을 대기 위한 과도한 노동으로 숨졌다. 지 대표는 현재 동국대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있다.

백악관은 “지 대표의 가장 최근 활동은 북한 전역을 떠도는 가출 청소년 꽃제비들의 실상을 보여주는 연극을 미국에서 공연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씨의 스토리는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모든 인간 영혼의 열망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청석에서 기립박수가 이어지자 지 대표는 목발을 치켜들어 답례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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