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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3.21 10:35
수정 : 2017.03.21 10:35

‘아재’ 된 팬들 위해 빠른 게임으로 진화한 ‘뮤 레전드’

출시 준비중인 개발사 '웹젠'의 홍성진 실장, 우상후 매니저 인터뷰

등록 : 2017.03.21 10:35
수정 : 2017.03.21 10:35

PC MMORPG(다중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는 죽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소리다. 10대, 20대 젊은 게임 사용자들은 <오버워치>나 <리그오브레전드>같이 액션 중심의 강한 게임에 몰려 있다.

과거 PC MMORPG를 즐기던 청소년들은 어느덧 직장인이 됐고, 일에 치여 게임은커녕 PC 앞에 진득하게 앉아 있기도 힘들다. 기껏 게임을 해도 자동으로 모바일 롤플레잉 게임을 돌릴 뿐이다. PC MMORPG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런 시장에 PC MMORPG 하나가 곧 베타테스트를 시작한다. 2001년 출시된 <뮤 온라인>으로부터 16년 만에 나온 후속작 <뮤 레전드>가 그 주인공이다. PC MMORPG는 시장에서 말라 죽어가고, 원작 팬들은 손가락 느린 3040 아저씨들이 된 상황에서 시작하는 과감한 도전이다.

<뮤 레전드>는 무슨 배짱으로 이 각박한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일까? 게임개발사 웹젠에서 <뮤 레전드>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홍성진 실장, 우상후 프로젝트 매니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웹젠>의 홍성진(왼쪽) 개발실장, 우상후 프로젝트 매니저. 디스이즈게임 제공.

'어른'이 된 팬들을 위해, 1시간을 해도 재미있는 MMORPG를 꿈꾼다

Q: 이제 MMORPG라고 하면 PC MMORPG가 아니라, <리니지2: 레볼루션>이나 <뮤 오리진>같은 모바일 MMORPG를 먼저 떠올리시는 시대가 됐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PC MMORPG를 낼 생각을 했나?

홍성진(이하 홍): 내가 늙은 게이머라 그런 것 아닐까? (웃음) 모바일 게임이 대세라는 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나같이 옛날부터 게임을 한 사람에겐 아무래도 부족함이 느껴지더라. 직접 플레이하는 재미 말이다.

모바일게임 속 경험은 대부분 자동 플레이이다. 일부 직접 플레이해야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PC 게임에 비하면 그 깊이가 부족하다. 아마 PC MMORPG를 즐겼던 사람이라면 나 같은 생각을 많이 할 것이다. 이런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Q: 지금 PC 온라인 유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나 <오버워치>같은 빠른 호흡을 가진 게임이다. 이런 시장에서 MMORPG라는 장르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홍: MMORPG가 꼭 느리고 진득하게 플레이해야 하는 장르일까? 재미를 느끼기 위해 참고 견디고 배워야 한다는 것은 옛말이다. 요즘 트렌드는 압축이다. 이제는 빠르게 핵심 재미를 보여줘야 살아남는 시대다. 시대가 바뀌었으면 장르도 바뀌어야 된다.

또한 <뮤 레전드>는 무엇보다 이 '빠른 호흡'에 더욱더 신경 써야 하는 게임이다. <뮤>라는 게임을 기억하는 사용자 대부분이 이젠 한 가정의 가장이고, 한 조직의 책임자가 됐다. 사회인들에게 게임할 시간은 너무도 적다. 그래서 최대한 빠르게 핵심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최고 레벨을 찍는데 24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직장인이라도 하루 1~2시간씩 2주면 '만렙'을 찍을 수 있다. 던전(게임 속 몬스터들의 소굴) 한 바퀴를 도는데 빠르면 5분, 길어도 30분을 넘지 않는다. 던전 한 바퀴를 돌면 캐릭터 레벨이나 영혼 레벨 중 뭐든 하나가 오르거나, 새 장비나 기술 문장 등을 얻어 강함이나 경험치가 확실히 달라진다. 이처럼 성장 과정은 물론 최고 레벨 이후에도 수시로 유저가 무언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신경 썼다.

<뮤 레전드> 게임 장면. 디스이즈게임 제공

Q: 전반적으로 모바일 롤플레잉 게임(RPG)의 성장을 많이 참고한 느낌이다.

홍: 요즘 시대에 가장 잘 적응한 장르니까. 참고할 수 있는 건 확실히 참고했다. 그렇다고 <뮤 레전드>가 모바일 RPG처럼 자동사냥 같은 걸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뮤 레전드>는 어디까지나 모바일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직접 플레이하는 재미'를 요즘 트렌드에 맞게 제공하는 작품이다. 핵심 콘텐츠까지 가는 과정을 보다 가볍게 만들긴 했지만, 핵심 콘텐츠는 유저가 직접 도전하고 즐겨야 한다.

우상후(이하 우): <뮤 레전드>를 개발하며 가장 신경 쓴 것이 우리 같은 직장인이 퇴근 후 게임을 얼마나 즐길 수 있을까다. 솔직히 한국의 직장인 대부분은 집에서 PC, 콘솔 앞에 2시간 앉아 있기도 힘들다. 그래서 만든 것이 앞서 말한 수시로 체감할 수 있는 성장, 그리고 짧은 게임 시간이다. 1시간만 플레이 해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MMORPG가 <뮤 레전드>의 목표다.

파밍을 더 즐겁게, 콘텐츠 개편

Q: <뮤 레전드> 처럼 전투에 집중하는 ‘핵앤슬레시’ 게임의 주요 재미는 '파밍(아이템 획득)'을 통한 성장이다. 이것은 곧 반복작업이 메인이 된다는 얘긴데, 그렇다면 최고 레벨 이후 본격적인 파밍이 시작됐을 땐 이 파밍이 '노동'처럼 느껴지진 않을까?

홍: 단순히 '숫자'를 올리는 파밍이라면 그럴 것이다. <뮤 레전드>의 파밍은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구축하기 위한 파밍이다. 최상위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보석'은 화염 스킬을 냉기 스킬로 바꾸는 등 스킬의 속성을 바꾸기도 하고, 회오리 베기를 할 때 캐릭터 주변에 돌개바람이 생기는 등 스킬의 형태를 바꾸기도 한다. 에픽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세트 아이템은 특정 스킬의 피해량을 2,000% 증가시키는 식으로 극단적인 변화를 만든다.

사용자는 이처럼 최고 레벨 이후엔 어떤 아이템을 얻느냐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을 극과 극으로 바꿀 수 있다. 게임을 하면 할수록 전투 자체가 새로워지는 셈이다.

우: 아이템으로 나오는 보석의 경우, 과거에는 스킬의 재사용 대기시간 같은 것에만 영향을 줬는데, 게임콘텐츠를 다듬으며 '세트 아이템'처럼 스킬의 효과를 바꾸는 기능이 대거 추가됐다. 이번에는 파밍하는 맛 좀 날 것이다. (웃음)

<뮤 레전드> 게임화면. 디스이즈게임 제공

‘각 잡고’ 활동하지 않아도 되는 커뮤니티

Q: 일부 시스템, 그리고 전투에 집중하는 핵앤슬래시 구조 때문에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디아블로3>와 많이 비교된다. MMORPG라면 액션 측면에서 태생적으로 약점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홍: <뮤 레전드>를 만들며 <디아블로3>와 같은 게임의 경쾌한 액션과 빠른 성장을 목표로 했다. <디아블로3>와 비교되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큰 영광이다.

다만 이와 별개로, <뮤 레전드>의 지향점은 <디아블로3>같은 게임과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뮤 레전드>는 MMORPG다. 우리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사람들이 MMORPG 진득하게 즐기기 힘들어진 이 시기에, MMORPG의 재미를 부담 없이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다. 전투와 성장의 '가벼움'을 추가했을 뿐, 우리가 진짜로 보여주고 싶은 것은 MMORPG 특유의 커뮤니티, 사람 간의 상호 작용이다.

Q: 이전 롤플레잉 게임에서도 커뮤니티 활동을 제대로 하는 사람은 20%도 되지 않았다. 모바일 시대가 되며 이런 경향은 더더욱 심해졌다. 너무 예스런 생각 아닌가?

홍: 인정한다. 하지만 설사 그것이 길드처럼 ‘각 잡고(?)’ 하는 커뮤니티가 아니라 할지라도, 사람과 함께 한다는 느낌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퇴근하고 게임에 접속했는데, 이 넓은 게임속 필드를 나 혼자 돌아다니면 너무 외롭지 않은가? 우리는 이런 사람 냄새야 말로 온라인게임의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새 버전에는 유저 간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시스템을 다수 추가했다. 앞서 얘기했던 필드 레이드와 몬스터 침공이 대표적이다. 이것 외에도 다른 사람들과 팀을 짜 실력을 겨루는 3:3 투기장이 새로 추가되고, 기사단(길드) 콘텐츠도 본격적으로 돌아간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기대하는 콘텐츠다.

<뮤 레전드> 게임 장면. 디스이즈게임 제공

Q: 일반적으로 길드 콘텐츠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기 쉽지 않나? 아니면 타 게임의 길드 콘텐츠와 다른 것이 있는가?

홍: 다른 게임과는 조금 다르다. 물론 기사단은 기본적으로 커뮤니티, 혹은 공략팀의 느낌으로 운영된다. 유저들은 기사단만의 아지트 등을 디자인하고 만들 수 있고, 이것들은 훗날 기사단 전용 콘텐츠에 쓰인다. 예를 들어 전략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이후 추가될 '마계'라는 기사단 전용 지역에서 갈 수 있는 곳이 달라지고, 아지트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전투 시 수비 효율이 달라지는 셈이다.

단, 이 콘텐츠들의 혜택은 기사단에게만 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마계' 지역 공략시, 기사단은 다른 유저를 '용병'으로 받아 들여 공격대에 넣을 수 있다. 또 유저가 기사단에 속하지 않고 기사단을 '추종'하기만 해도 그 기사단이 얻은 성과의 일부를 같이 향유할 수도 있다. 상호 동의가 필요한 가입과 달리, 추종은 유저가 자유롭게 특정 기사단을 지지한다고 시스템에 등록하는 것이다. 페이스북 식으로 말하면 가입은 '친구신청'이고, 추종은 '팔로우'다. (웃음)

Q: 곧 베타테스트가 시작된다. <뮤 레전드>가 유저들에게 어떤 게임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는가?

홍: 쉽고 재미있는 MMORPG, 모바일 RPG에선 느끼기 힘든 깊이감 있는 '플레이'를 느낄 수 있는 RPG, 삶이 빡빡해 잠시 게임을 떠났어도 부담 없이 되돌아올 수 있는 RPG…. 너무 거창한가? 이 중 하나라도 제대로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개발자로서의 욕심이 있다면, <뮤 레전드>를 시작으로 다시 PC MMORPG, 아니 PC 온라인 게임이 나오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요즘 게임이 너무 없지 않은가. ​(웃음) ​

디스이즈게임 제공 ▶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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