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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당 살리려 나왔다”, 당 안팎 “같이 죽자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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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당 살리려 나왔다”, 당 안팎 “같이 죽자는 거냐”

입력
2017.08.0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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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12명 연판장 돌려 비판

“책임정치의 모습에 안 맞아”

고문단 “대단히 부적절한 결정”

박지원 “다시 생각할 지혜 필요”

국민의당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당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당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8ㆍ27 전당대회 출마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당을 먼저 살리겠다”는 게 출마의 변이지만 당 안팎에선 안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은 “당도 죽고 자신도 죽는 길”이란 우려와 비판이 만만찮다. 2위도 아닌 3위로 주저 앉은 대선 패배의 치욕, 개입 혐의는 벗었으나 ‘문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제보 조작’ 사태의 최종 책임자라는 굴레가 그를 옥죄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출마를 결단한 배경을 “결코 제가 살고자 함이 아닌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민생정당이란 말이 법칙이 될 때까지 민생에 주력하고 젊은 정당으로 탈바꿈 시키며 외연을 넓혀서 전국정당으로 우뚝 서 다당제의 축을 지키겠다”고 했다. 또한 “극우도 극좌도 아닌 극도의 중도”라는 뜻의 ‘극중주의’를 국민의당이 지향해야 할 노선으로 천명했다. 이번에 뽑힐 당 대표를 두고 ‘선출직 비상대책위원장’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

친안(철수)계에서도 “지금의 위기를 돌파할 사람이 누구냐”며 옹호론을 펴고 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당심이 지금처럼 더불어민주당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길 바라겠느냐”며 “내년 지방선거까지 생각하면 답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을 현재의 위기로 몰아넣은 대선 패배와 제보 조작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그가 당을 개혁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상당하다. 당장 당내에선 상임고문과 현역 의원을 가리지 않고 비판론이 표출되며 내분이 시작되고 있다. 의원 12명은 이날 연판장을 돌려 안 전 대표의 출마에 재고를 촉구했다. 김종회 박주현 박준영 유성엽 이상돈 이찬열 장병완 장정숙 정인화 조배숙 주승용 황주홍 의원은 “안 전 대표의 출마는 정당정치에서 책임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며 “당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당을 이끌었던 지도자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가 승부수를 던졌지만 자칫 당 재건에 실패하거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친안계로 분류됐던 김경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여러 측면에서 부적절하다”고 했고, 박지원 전 대표는 “후보등록일인 10일까지 다시 생각할 기회가 있으니 창업자가 솔로몬의 지혜로 당을 구해야 한다”고 적었다. 당 상임고문인 정대철 전 의원도 본보 통화에서 “이건 책임지는 태도가 아니다. 대단히 부적절한 결정”이라며 “본인에게도, 당에도 이롭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역시 동교동계 원로로 당 고문인 이훈평 전 의원은 “고개를 들 수 없다. 우리는 이미 당을 떠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고문단 대부분이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당 고문단은 8일 회동할 예정이다.

당권 레이스에 가세한 안 전 대표의 결정에 이미 출사표를 낸 천정배 전 대표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최악의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정동영 의원도 “어젯밤 만났을 때 일요일까지 고민하겠다고 하기에 조급하게 결정하면 후회할 가능성이 많으니 긴 호흡으로 판단하라고 조언했는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안팎의 싸늘한 여론에 안 전 대표는 “저 스스로 제 한계를 뛰어넘겠다”며 “한 분, 한 분 만나고 소통해 설득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요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가 생각하는 당 혁신의 방향을 설명하겠다”며 당권을 향한 적극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국민의당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당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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