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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택시’ 시즌2로 돌아왔다… “다시 37년 전 광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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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택시’ 시즌2로 돌아왔다… “다시 37년 전 광주로 갑니다”

입력
2017.10.0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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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사적지 현장 투어 프로그램

9일까지 2대가 하루 4번 운행

80년 당시 택시운전사 직접 해설

시즌1 594명 탑승… “나만의 김사복” 호평

광주문화재단이 8월 22일부터 9월 10일까지 운영한 5ㆍ18택시운전사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탐방객들과 5ㆍ18택시운전사가 5ㆍ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들의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문화재단 제공
광주문화재단이 8월 22일부터 9월 10일까지 운영한 5ㆍ18택시운전사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탐방객들과 5ㆍ18택시운전사가 5ㆍ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들의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문화재단 제공

5ㆍ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한 지 이틀 뒤인 8월 22일, 영화의 실제 배경인 광주엔 ‘5ㆍ18택시’ 5대가 등장했다. 차량 측면에 ‘5ㆍ18택시운전사’라는 엠블럼이 래핑(wrappingㆍ표면 꾸미기)된 이 택시들은 광주를 찾은 외지 탐방객 ‘손님들’만 태우고 5ㆍ18의 아픔과 한이 서린 현장과 영화 속 촬영 장소를 운행했다.

택시 운전대를 잡은 운전사는 1980년 5월 당시 실제 택시운전사였거나, 그 날의 참혹함을 겪고 현재는 개인택시를 모는 현직 택시기사들이었다. 광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5ㆍ18역사탐방 프로그램의 해설사로 직접 나선 것이다. 하나 같이 “나도 김사복이다”고 자처하던 이들은 스크린 밖에서 ‘나만의 김사복’을 찾던 탐방객을 태우고 5ㆍ18사적지를 돌며 그 날의 진실을 알리는 데 역할을 톡톡히 했다. ‘5ㆍ18택시’는 영화 흥행과 맞물려 인기를 끌면서 2대가 추가로 투입됐고, 운행 기간도 당초 계획(9월 3일)보다 1주일 더 늘었다. “광주여행 중 이번만큼 감동적인 것은 없었던 것 같다”는 등의 승객들 감사 인사가 이어졌지만, 5ㆍ18택시는 9월 10일 ‘누적 탑승객 594명’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멈춰 섰다.

그렇게 아쉬움 속에 운행을 중단했던 5ㆍ18택시가 추석 연휴를 맞아 시즌2로 돌아왔다. 광주문화재단이 10월 9일까지 두 번째 ‘5ㆍ18택시운전사’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한 것이다. 이번에 운행하는 택시는 2대로, 5ㆍ18 당시 실제 광주에서 택시를 몰았던 조성수(66)와 시민군 출신 택시운전사 남영관(56)씨가 직접 5ㆍ18해설사로 나서 ‘80년 5월 광주’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투어 소요 시간은 3~4시간 정도 걸린다. 5ㆍ18택시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하루 두 차례씩 운행하는데, 요금은 택기 기본요금 2,800원이 전부다. 투어 출발 시간은 방문객이 오전 8시ㆍ8시30분ㆍ9시와 오후 2시ㆍ2시 30분ㆍ3시 가운데 하나를 고르면 된다.

조씨는 “택시운전을 시작하고 3개월 만에 5ㆍ18이 터졌는데, 대인동에서 군인들이 대검으로 사람을 무자비하게 찌르고, 때리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았다”고 했다. 남씨도 “80년 5월 당시 계엄군에 붙잡혀 광주시청(현재 구 시청 음식문화거리) 지하실로 끌려가 갖은 고문을 당하다가 상무대 영창(현 5ㆍ18자유공원)으로 옮겨져 풀려났다”며 “그때 상황이 너무나 생생하고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라고 회고했다.

조씨와 남씨가 이번에 운행할 코스는 송정역과 광천터미널에서 각각 출발해 국립 5ㆍ18민주묘지, 영화 실제 인물인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광주광역시청, 80년 5월 당시 왜곡ㆍ축소보도에 분노한 시민들이 불태웠던 옛 광주MBC사옥, 옛 적십자병원(현 서남대병원), 항쟁의 중심지인 옛 전남도청(현 아시아문화전당)과 5ㆍ18민주화운동기록관 등을 거쳐 다시 출발지로 데려다 주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광주시청 1층 시민숲에서 열리고 있는 ‘아! 위르겐 힌츠페터 5ㆍ18광주진실전 그리고 택시운전사’에서는 힌츠페터 기자가 5월 광주의 참상을 촬영한 사진ㆍ동영상, 그가 실제 사용했고 영화에도 등장한 안경과 여권 등 소품, 5ㆍ18 당시 광주 언론인들의 활동을 담은 기록물도 만나볼 수 있다. 또 5ㆍ18 최후항쟁지인 옛 전남도청과 금남로를 택시 기사와 함께 걸으며 80년 5월 당시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옛 가톨릭센터건물인 5ㆍ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선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록한 시민들의 일기, 선언문, 피해자들의 병원 치료기록 등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방대한 자료들을 볼 수 있다.

‘5ㆍ18택시’를 이용하고 싶은 방문객은 1~4명 단위로 날짜와 시간을 정해 광주문화재단 홈페이지(www.gjcf.or.kr) ‘열린광장–5ㆍ18택시운전사’를 통해 선착순 접수하면 된다. 해외 및 타 시ㆍ도민을 위해 운영되기 때문에 광주ㆍ전남권 거주자는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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