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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中 보복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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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中 보복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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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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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을 겨냥해 한미가 급기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한미는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북한 고립작전, 즉 봉쇄정책(Containment Policy)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중국이 사드 전개에 강력 반발하면서 북핵 문제는 미중 충돌로 갈등의 수위가 높아졌다. 미국 및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통해 한반도 및 동북아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해 봤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연구소 석좌연구위원.
앨런 롬버그 스팀슨연구소 석좌연구위원.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스팀슨연구소 앨런 롬버그 석좌연구위원은 20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대북제재법안’과 관련해 “미국은 미ㆍ중 관계 악화를 감수하고라도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은행ㆍ기업에 대해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사드가 배치되더라도 중국이 한국을 보복하거나 북한이 군사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낮게 봤다.

_중국이 사드를 반대하는 것은 군사적 이유 때문인가.

“중국의 항의는 너무 포괄적이다. 무엇에 대해 불만인지 알 수 없다. 정치적 고려 때문인듯하다. 베이징 당국은 한미 동맹이 약해지기를 바라고 있는데, 사드 배치는 반대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중국 반대가 자위권 차원에서 진행하는 한국과 미국의 사드 배치를 막지는 못할 것이다.”

_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보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중국 논객 중 일부는 중국의 핵 억제력이 줄어든 만큼 핵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드가 실제로 배치될지, 그로 인해 한중 관계가 훼손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베이징과 서울은 서로 이득을 주고 받는 호혜적 관계다. 중국이 심각한 수준의 보복 수단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_개성공단 폐쇄를 미국은 어떻게 평가하나.

“미국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개성공단 폐쇄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사드에 대해 중국이 반발하고 있지만,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가 어느 정도 악화하는 걸 감수할 것이다. 그러나 한중 관계도 그렇듯이 (안보ㆍ군사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 폭넓은 미중 관계를 감안하면 전반적 관계의 심각한 훼손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_한반도 상황에 대한 미중 사이 인식의 차이점은 뭔가.

“두 나라 모두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안정을 원한다. 차이점은 평양 정권에 중국이 얼마나 압력을 넣어야 하느냐다. 중국은 북한이 붕괴할 가능성과 한반도의 불안정을 원하지 않는다. 남한이 주도하는 한반도 통일로 이어질 수 있는 그 어떤 상황도 바라지 않는다. 미국의 동맹인 남한이 통일 한국의 주인이 되는 게 전략적으로 불이익이라고 여기고 있다.”

_중국이 대북 원유 공급 중단에 나설 것으로 보나.

“과거 대북 원유 공급을 크게 줄였던 적이 있다. 그러나 중국은 심각한 원유 공급 축소는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거나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이 상정해 놓은 대북 제재의 상한이 뭔지 짐작하기 어렵다. 중국은 북핵 중단을 원하지만, 한반도 안정을 해치면서까지 원하는 건 아니다.”

_남북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북한이 아무리 예측 불가능하더라도, 한가지 아닌 것이 있다. 파멸을 자초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이 뒤를 받치는 걸 알기 때문에 북한 정권은 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군사적 충돌과 같은 위험까지는 아니다. 오판에 의한 도발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비무장지대 지뢰도발 사건 직후 북한 태도는 많은 걸 보여준다. 북한 정권은 상황이 통제 범위 밖으로 벗어날 기미를 보이면, 냉정하게 이를 되돌리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_미국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전술핵 재배치는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_‘대북 제재법’에 따라 미국이 중국 기업을 제재할 것으로 보나.

“실제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본다. 중국 은행과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도 포함된다. 그런 수단이 배제된 기존 압박 정책은 북핵 저지에 실패했다. 북한 정권이 핵 개발은 손해라는 사실을 깨닫고 행동을 바꾸게 하려면 새로운 제재가 필요하다.”

_향후 한중 관계는 어떻게 될까.

“한국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을 막아줄 거라는 기대감이 크게 사라졌다. 가장 좋았던 시절로 회복되기는 힘들다. 그러나 두 나라는 상호의존적이고, 무역과 경제부문에서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 서울과 베이징 당국이 관계 훼손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놀라울 까닭이 없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앨런 롬버그 석좌 연구위원은

30년 넘게 미 국무부 일본담당 디렉터와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중국책임자 등 동아시아 담당 전문가로 활약했다. 스팀슨연구소에는 2000년 합류했다. 프린스턴대 공공국제학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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