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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못 한 밥상머리 교육, 대학이 나서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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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못 한 밥상머리 교육, 대학이 나서야죠

입력
2014.08.2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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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로 배우는 인성교재 출간 딱딱한 고전 아닌 삶의 지혜 담아

인의예지 주제 에세이 공모전도 진행... 삶에 대해 고민할 시간 주고 싶어

유홍준 인성교육센터장이 20일 집무실에서 대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 ‘고전 공감, 논어 에세이’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유홍준 인성교육센터장이 20일 집무실에서 대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 ‘고전 공감, 논어 에세이’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성균관대 유홍준(56ㆍ학부대학학장) 인성교육센터장은 20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생들의 인성교육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라고 말했다.

인성교육은 사회적ㆍ생물학적으로 인격이 형성되는 5살 이전에 이뤄져야 하지만 요즘엔 제대로 된 ‘밥상머리 교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유아기 가정교육은 마비됐고, 중ㆍ고교 때도 대학입시에 매달리면서 인성교육은 뒷전이 돼 버렸다. 그래서 대학에서의 인성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지난 3월 대학생용 인성교재 ‘우리들의 세상, 논어로 보다’를 낸 취지도 그래서이다. 2012년 말부터 20여명의 교수 등 전문가 회의를 거쳐 유 센터장과 이기동 성대 유학대학장, 김재경 교수 등 7명이 집필, 감수를 맡았다.

논어를 택한 데 대해 유 센터장은 ”유교의 기본 경전(대학 논어 맹자 중용) 중 ‘어떻게 살아야 할 지’를 가장 잘 제시하는 것이 논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자와 제자 사이의 자연스런 문답 속에서 삶의 지혜들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다. ‘잘못을 깨달았을 때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過則勿憚改)’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미루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 ‘옛 것을 익히고 새것을 받아들이자(溫故知新)’ 등이 모두 논어에 담긴 지혜다.

하지만 책 내용을 보면 고전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인(仁)을 얘기하면서도 글자 그대로 ‘사람은 어질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게 아니라 사람을 대할 때 어떤 마음 가짐으로 대해야 할 지 ‘사람 관계’를 설명한다.

유 센터장은 “유학 공부를 위한 유학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학의 가르침은 바탕에 깔되 현대를 사는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생각할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물론 논어 인성교육을 통해 당장 인격의 틀을 바꾸자는 건 아니다. 그 동안 없었던 ‘삶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주자는 것이다. 현재 성대는 ‘성균 논어’ 과목을 졸업 필수 과목으로 지정, 매년 4,200여명이 수강 중이다.

최근 에세이 공모전에서 드러난 열정을 보고 대학생 인성교육의 가능성을 엿봤다고 했다. 지난해 2학기와 올해 1학기에 인(仁)을 주제로 한 ‘고전 공감, 논어 에세이’를 공모했는데, 각각 517편, 1,066편의 작품들이 답지했다. 유 센터장은 “1등상이 20만원에 불과했고 학점 반영이나 과제가 아니었는데도 많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졌다”며 “그만큼 학생들의 관심이 많았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2학기에는 의(義)를, 내년에는 예(禮)와 지(智)를 주제로 공모전을 진행할 예정이며, 공모전 수상작들을 모아 책으로 엮어낼 계획이다.

중국, 일본 등 인접 국가와의 교류 계획도 밝혔다. 중국의 경우 ‘1가정 1자녀’ 정책으로 인해 ‘샤오황디(小皇帝) 세대’가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그래서 교재를 중국어ㆍ일본어판 등으로 편찬할 계획이다. 학부모 등으로 교육 대상을 넓히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글ㆍ사진=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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