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손연재 대표 선발전 안 뛴다…사실상 은퇴

알림

손연재 대표 선발전 안 뛴다…사실상 은퇴

입력
2017.02.18 04:25
0 0
손연재가 2016 리우 올림픽 리듬체조 결선에서 4위를 확정 지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손연재가 2016 리우 올림픽 리듬체조 결선에서 4위를 확정 지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3ㆍ연세대)가 사실상 현역 은퇴 수순을 밟는다.

리듬체조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손연재는 2017 국가대표 선발전 등록일 마감일인 21일까지 참가 신청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손연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역대 최고 성적인 4위에 오른 뒤 은퇴 결심을 굳혔고, 이후 진로에 대한 고민을 했다. 하지만 결국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고 한 시즌을 치를 준비도 부족해 불참 결정을 내렸다. 또 해외 전지훈련을 가면 학사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향후 손연재는 학업에 전념하면서 한국 리듬체조 발전을 위해 공헌을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계획이다. 한국 리듬체조는 이로써 올해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와 세계선수권 등 굵직굵직한 대회가 있는 만큼‘포스트 손연재’를 찾아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리우 올림픽을 마친 뒤 2020년 도쿄 올림픽 도전 얘기도 나왔지만 손연재는 리듬체조를 했던 과정을 떠올리며 손사래를 쳤다. 당시 그는 “최근 6년간 한국에 있던 시간은 1년도 안 된다”며 “거의 러시아인이 다 됐다. 이제 한국인처럼 살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운동을 그만두려 했다”면서 “정말 슬럼프였고, 리우 올림픽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없을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 올림픽 준비 과정을 안다면 다시 돌아가서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아니지만 손연재에게 쏠리는 관심이나 주목도는 상당했다. 지난해 말에는 ‘최순실 불똥’이 튀기도 했다. 2014년 최순실의 최측근 차은택이 주도한 ‘늘품체조’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무분별한 ‘악플’이 쏟아졌다. 당시 손연재 측은 “대통령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하는 국가적인 체조 행사로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대한체조협회, 문체부로부터 받고 대표팀 체조 선수로 갔을 뿐”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볼 연기를 펼치는 손연재.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볼 연기를 펼치는 손연재.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손연재가 걷는 길은 언제나 한국 리듬체조의 새 역사였다. 다섯 살 때 엄마의 손을 잡고 리듬체조 교실을 찾아 처음 시작했고, 시니어 진입 2년 만에 최고의 무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톱10’ 진입 목표를 훌쩍 뛰어 넘는 개인 종합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리듬체조는 물론 아시아를 통틀어 역대 올림픽 최고 순위였다.

2014년에는 터키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메달(후프 동메달)을 땄고,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개인종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듬해에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은 그의 몫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었던 리우 올림픽에서 4년 전 대회보다 한 계단 순위를 끌어올렸다.

손연재는 ‘결전의 땅’ 리우데자네이루에 입성하기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금까지 정말 참 잘 왔다. 꼬꼬마”라는 글을 남겼다. 그리고 초등학생 때 볼 연기를 하는 사진을 함께 올렸다. 리우 올림픽 도전이 마지막 무대라는 것을 암시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손연재가 리듬체조와 함께한 지 어느덧 19년째. 타국 러시아 전지훈련에서 힘들고 외로운 자신과의 싸움에서 버티고 버텨 한국 리듬체조의 역사가 됐다. 그 동안 흘린 땀방울과 노력, 인내와 고통으로 보낸 시간을 생각하면 손연재의 태극마크 시절은 박수 받아 마땅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