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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예산안]영세사업장 1인당 월 13만원 지원…최저임금 인상 부담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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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예산안]영세사업장 1인당 월 13만원 지원…최저임금 인상 부담 줄여

입력
2017.08.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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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예산 146조 어디 쓰이나

내년 7월 아동수당 10만원 신설

치매안심센터 전국 252곳 운영

농어촌 ‘100원’ 택시 지원 확대

초등생까지 독감예방 접종 무료

출산휴가 급여 상한액 160만원

복지 늘려 경제활성화 마중물 노려

일각선 “밑 빠진 독 가능성” 우려

29일 확정된 내년 정부 예산안의 특징을 딱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복지강화형 예산안’으로 요약된다. 내년에 정부가 계획한 복지 관련 지출(보건ㆍ복지ㆍ고용 분야)은 올해 본예산보다 16조7,000억원(12.9%)이나 늘어난 146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증가율은 최근 5년(2014~2018년)간 복지 지출 평균 증가율(8.3%)의 1.5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내년 예산안에서 총지출 증가분이 28조4,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예산 증가량 총액 중 58.8%가 복지 부문에 집중된 셈이다.

취약계층 고용ㆍ복지 대폭 강화

우선 내년 최저임금 인상(16.4%)에 맞춰 영세사업장에 임금을 지원하는 사업이 신설된다. 종업원 3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 월 13만원의 임금을 지원하는 것인데, 약 300만명의 근로자가 이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 관련 지출 중 가장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은 65세 이상 인구 중 70%가 받는 기초연금과 0~5세 자녀 가정이 받는 아동수당 등 보편적 복지 성격의 지출이다. 기초연금은 내년 4월부터 수령액이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오르고, 지원 대상 역시 498만명에서 517만명으로 늘어난다.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8조1,000억원에서 내년에는 9조8,000억원으로 1조7,000억원 증가한다. 내년 7월부터는 0~5세 아동 가정에 월 10만원씩 지급되는 아동수당이 신설된다. 여기에 새로 투입되는 예산만 1조1,000억원이다.

다른 노인 관련 예산 지원도 더 늘어난다. 노인 일자리 사업 대상이 연간 43만7,000명에서 51만4,000명으로 크게 늘고, 일자리 지급 단가 역시 월 22만원에서 27만원으로 오른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치매국가책임제가 내년부터 본격 실시돼, 전국 치매안심센터 252개소 운영에 2,13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치매 요양시설 192개소 확충에도 977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 혜택도 대폭 강화된다. 기초생활수급자나 부양의무자 가구에 노인이나 중증장애인이 포함되면, 부양의무자가 있더라도 혜택을 주기로 했다. 주거급여(저소득층 주거비 지원)는 평균 4.8% 오르고 교육급여(저소득층 가구 학생에 지급하는 부교재비ㆍ학용품비ㆍ수업료 등)는 36.1% 인상된다. 중증희귀질환자 등에 제공되는 에너지바우처 단가도 월 9만5,000원에서 10만2,000원으로 오른다.

장애인 관련 혜택도 늘어 장애인 연금이 월 20만6,000원에서 25만원으로 늘고, 장애인 일자리 단가는 월 135만원에서 157만원으로 증가한다.

보육 관련 지원 증가

어린이집ㆍ유치원ㆍ초등학생에게 무료로 독감예방접종을 지원하는 사업(사업비 354억원)도 새로 생긴다. 올해까지는 만 60개월 미만 아동만 이 혜택을 받았지만 내년부터 60개월 이상 아동도 지원 대상이 된다.

육아기에 근로시간 단축급여를 선택하는 경우 소득대체율이 60%에서 80%로 인상되고, 아빠가 육아 휴직을 할 때 지급되는 보너스 급여(첫째 아이 기준)가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인상된다. 출산휴가 때 지급되는 급여 상한액도 15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오른다.

국공립 어린이집이 450곳, 공공형 어린이집은 150곳 신설된다. 시간제 돌봄(만3개월~12세 아동 가정에 돌보미가 직접 찾아가 돌봐주는 서비스)의 정부지원 시간이 연간 480시간에서 600시간으로 120시간 더 늘어난다.

생산적 복지 지속가능성은

문재인 정부가 처음으로 편성하는 내년 예산안에 이렇게 복지 지출이 대폭 증가된 이유는 문 대통령의 경제 구상인 소득주도 성장(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 경제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다. 국가가 재정을 통해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비 부담을 상당 부분 짊어지게 되면, 서민ㆍ중산층이 쓸 수 있는 돈이 많아지고 결국 이것이 소비활성화와 내수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게 정부의 기대다.

하지만 정부의 복지 예산 투입이 궁극적으로 경제활성화의 마중물(펌프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외부에서 채우는 물)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복지 예산의 특성상 한 번 투입된 지출을 되돌릴 수 없어 ‘밑빠진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노인빈곤의 경우에는 당분간 재정역할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지만 “복지지출은 줄이기 힘든 특성(하방경직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고령화에 따라 저절로 증가하는 세출이 많고 이미 국민에게 제공한 복지 혜택은 되돌리는 것도 어렵다”며 “현 정부에서는 세수가 상당히 잘 걷히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다음 정부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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