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농장에서 도사견 키우는 이유는 유순해 다루기 쉽기 때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 올해 마지막 식용견 구조활동 진행

이번 구조 활동에는 문정림 전(前) 의원 참여하기도

문정림(앞쪽) 전 의원과 김나라 HSI 캠페인 매니저가 지난달 30일 경기 남양주 식용으로 기르는 개농장을 방문해 남아있는 개들을 구조하는 캠페인에 참가해 개들을 바라보고 있다. HSI 제공

“구조 과정에서 도사견들이 큰 덩치로 애교를 부리고 품 안에 파고드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반려견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국제 동물보호 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에서 식용으로 길러지는 개 농장 속 개들을 구조해 해외로 입양보내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김나라 매니저는 이같이 밝혔다.

HSI는 이번주 경기 남양주 식용 개 농장에서 올해의 마지막 구조활동을 벌였다. 이 농장에서 식용으로 도살되기 위해 길러지던 170여마리의 개들은 모두 미국, 영국, 캐나다로 보내지며, 현지 보호소에서 보살핌을 받다가 입양절차를 통해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될 예정이다.

올해 마지막 구조 활동인 이번 농장 구조에는 19대 국회 때 동물 복지를 위해 많은 활약을 했던 문정림 전 의원이 함께했다.

HSI 활동가들이 지난달 30일 경기 남양주 식용으로 기르는 개농장을 방문해 구조한 개들을 안아보고 있다. HSI 제공

문 전 의원은 “개농장을 직접 보니 훨씬 더 열악했다. 추위와 더위를 견디며 배설물 조차 치워지지 않는 뜬장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어떤 운명에 처하게 될지 모르는 개들의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것을 넘어 참담하다”며 “HSI와 같은 동물 보호단체가 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줄 수 있어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HSI는 지난 2014년 말부터 현재까지 농장주와의 합의를 통해 식용견 농장 폐쇄를 진행해 왔으며, 약 1,222마리의 개들을 구조해 왔다. HIS는 국내에는 전국적으로 1만7,000여개의 식용견 농장이 분포하고 있으며, 해마다 약250만 마리의 개가 식용으로 도축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김나라 매니저는 “대부분은 ‘식용견’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만, 개 농장에서는 우리가 반려견으로 함께하며 아낌 없이 사랑을 주는 견종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심지어 이 개들은 전 주인이 해준 것으로 추정되는 목줄을 여전히 차고 있는 경우도 많아 마음이 더욱 아프다”고 전했다. 그는 또 “식용견 농장에서 도사견을 많이 키우는 이유는 도사견이 덩치는 크지만, 사람에게 매우 친절하고 쉽게 마음을 열어주면서 유순해, 농장주들이 다루기 쉽기 때문”이라며 “시민들이 도사견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다른 견종들과 마찬가지로 반려견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경기 남양주 식용으로 기르는 개농장에서 구조를 앞둔 개들이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HSI 제공

한편 이번에 폐쇄한 농장을 운영했던 김모씨는 “처음에는 식용견 농장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해서 시작했지만, 갈 수록 벌이가 좋지 않아 올해 수입은 지난 해 3분의 1수준”이라며 “개를 좋아하는 어린 막내에게 지금 하는 일이 좋은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농장 폐쇄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HSI는 식용견 농장주의 전업과 농장의 영구 폐쇄 활동을 지속해 국내의 개식용 중단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고은경 동그람이 팀장 scoopkoh@naver.com

문정림(앞쪽) 전 의원과 김나라 HSI 캠페인 매니저가 지난달 30일 경기 남양주 식용으로 기르는 개농장을 방문해 구조를앞둔 개들을 바라보고 있다. HSI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