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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기대와 불안 섞인 ‘5G 파도’가 밀려온다

입력
2018.07.12 18:00
수정
2018.07.13 10:5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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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9 전면 추정 렌더링 이미지. 출처:안드로이드헤드라인
갤럭시노트9 전면 추정 렌더링 이미지. 출처:안드로이드헤드라인

“갤럭시노트9 사면 금방 구형폰 되는 거 아닌가.”

산업부에 있다 보니 요새 이런 질문 가끔 받는다. 갤럭시노트9은 삼성전자가 다음달 9일 미국 뉴욕에서 첫 공개하는 신상 스마트폰이다.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 휴대폰 농사를 좌우할 프리미엄 제품이지만, 조금 기다렸다 5세대(G) 이동통신용 폰을 손에 쥐면 어떻겠냐는 게 질문의 요지다. 현재의 4G 롱텀에볼루션(LTE)으로도 충분하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5G폰을 바라보는 얼리어탑터들도 꽤 있어 보인다.

통신사 마케팅을 통해 세뇌될 정도로 들었던 ‘5G 시대’가 드디어 내년 3월 시작된다.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전용 칩을 탑재한 5G 스마트폰을 내놓을 테니 아직은 미미해도 연말로 갈수록 5G폰에 대한 기대감은 커질 것이다. 가뜩이나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져 고전하는 상황에서 LTE ‘막차’를 탄 폰들의 인기가 예년만 못할 수 있다는 게 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제조사들에게는 새로운 고민거리다.

5G 상용화가 된다고 해서 4G가 바로 없어지지는 않는다. 2000년 시작된 3G를 여전히 사용하는 것처럼 2010년 도입된 4G 역시 10년 이상 5G와 동거가 불가피하다.

5G 상용화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일부 지역부터 시작되고 전국망이 완성되는 것은 2020년 이후로 예상된다. 많게는 20조원으로 추정할 정도로 막대한 구축비용이 드는 탓이다. 5G가 터지지 않는 음영지역을 감안해 한동안은 5G폰이 4G 주파수를 겸용할 수 있도록 출시된다.

1990년 1세대 아날로그 방식을 시작으로 4세대까지 진화한 이동통신은 무선으로 데이터를 소비하는 모바일 시장을 창출했다. 단순히 통신이 발전한 게 아니라 산업 구조와 삶의 방식까지 바꿨다. 다가오는 5G는 1~4세대의 변화를 합친 것보다 더 가공할 파괴력을 지녔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SK텔레콤이 최근 론칭한 5G 브랜드 5GX 광고 이미지.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최근 론칭한 5G 브랜드 5GX 광고 이미지. SK텔레콤 제공

5G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20Gbps에 달해 4G보다 20배 이상 빠르고 실시간 정보처리 시간은 0.001초에 불과하다. 통신용 단말기를 넘어 자동차, 금융, 제조업, 금융, 농축산업, 유통, 에너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인간이 만들어온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생활 주변 모든 사물이 단말기가 돼 데이터를 주고 받는 ‘초연결 사회’도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5G의 사회ㆍ경제적 가치를 분석한 자료를 내놓았다. 자율주행차와 스마트시티 등 가시화된 서비스가 만들어낼 가치가 오는 2025년 30조3,235억원, 2030년 47조7,527억원에 이른다. ‘최소’로 추정한 거다.

적용 범위는 어마어마하지만 정작 5G 총대를 멘 통신사들은 헷갈린다. 통신료 수입으로는 가망이 없어 5G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을 찾아야 하는데, 어떤 게 돈이 될지 당최 가늠하기 어렵다. 그래서 커넥티드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드론 등이 공통적으로 찔러보는 분야다. 당장 사업성은 없어도 선점하지 못하면 뒤처질 것이란 불안감이 묻어 난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뭐가 빵 터질지 모르니 일단은 발이라도 담그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2009년부터 5G 연구개발에 뛰어들어 앞서 간다는 평가를 받는 화웨이를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등의 기업들도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 통신사 수준의 싸움이 아닌 통신장비와 단말기 제조사, 반도체와 정보기술(IT) 기업에 각국 정부들까지 사활을 걸고 뛰는 총력전이다.

지금은 생각조차 못하는 5G 기반 서비스나 제품이 앞으로 등장할 가능성은 단언컨대 100%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구글과 페이스북이 글로벌 시장을 휩쓸어 버린 것처럼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하고 5G 물결에 올라타지 못한 기업들은 나가 자빠질 것이다. 이르면 2020년부터 엄청난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지 모른다. 얼마 안 남았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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