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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함 없었던 ‘녹슨 전차군단’ 충격적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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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함 없었던 ‘녹슨 전차군단’ 충격적 몰락

입력
2018.06.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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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타임스 “부진 원인, 오만과 형편없는 팀워크”

발락ㆍ칸 ‘독일 레전드’들도 분노 표출

뢰브 감독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 많다”

메수트 외질이 28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한국과의 월드컵 F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0-2로 패한 뒤 벤치에 앉아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카잔=연합뉴스
메수트 외질이 28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한국과의 월드컵 F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0-2로 패한 뒤 벤치에 앉아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카잔=연합뉴스

1954년 스위스월드컵부터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16회 연속 8강 진출에 빛나는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침몰한 것은 결국 절실함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27일(현지시간) 한국에 일격을 당해 80년 만에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독일 대표팀 몰락 원인으로 영국 더타임스는 ‘오만’과 ‘형편없는 팀워크’ 등을 꼽았다. 이 매체는 독일이 지난 대회 우승에 도취해 전력 보강에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독일축구협회가 대회 직전 요아힘 뢰브(58) 감독과 2022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한 것도 절실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고 지목했다.

터키 이민자 가정 출신 메수트 외질(29ㆍ아스널)과 일카이 귄도간(27ㆍ맨체스터 시티)을 둘러싼 논란도 부진 원인이 됐다. 두 선수는 21년간 장기집권하며 독일과 대립 각을 세우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 논란에 휩싸였다. 귄도간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친애하는 나의 대통령’이라고 적힌 유니폼도 선물했다. 외질은 ‘순혈주의 타파’를 내세운 뢰프 감독 체제의 상징적인 선수였다. 일부 선수들은 두 선수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독일에선 퇴출해야 한다는 움직임까지 일었다. 이 과정에서 가나 출신 제롬 보아텡(29ㆍ바이에른 뮌헨) 등을 중심으로 한 파벌이 등장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대회를 앞두고 선수 발탁 문제도 독일을 흔들었다. 뢰프 감독은 1년간 장기부상에 시달린 마누엘 노이어(32ㆍ바이에른 뮌헨)를 발탁해 조별예선 3경기 모두 주전 골키퍼로 세웠다. 반면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 14골 19도움을 올린 르로이 사네(22ㆍ맨체스터 시티)는 뽑지 않았다. 노이어는 세계 최고라는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한국전에선 경기 종료 직전 골문을 비웠다가 골도 허용했다. 사네 대신 발탁된 율리안 브란트(22ㆍ바이엘 레버쿠젠)도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독일 스태프 2명은 24일 스웨덴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이 터지자 상대 벤치로 달려가 손가락질하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했다가 질타를 받았다.

‘독일 레전드’ 미하엘 발락(41)은 이날 트위터에서 “독일도 다른 팀들과 함께 일찍 짐 쌀 수 있지만 이런 식은 안 된다”라며 부족한 리더십과 정신력을 언급했다. 독일 방송사 ZDF 해설위원 올리버 칸(49)도 “많은 선수들이 국가대표 유니폼이 주는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뢰브 감독은 경기 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실망이 크다. 우리가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실력이 부족해서 나온 결과”라며 “실망스럽지만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이 많기에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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