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윤태석 기자

등록 : 2018.01.30 04:40
수정 : 2018.01.30 09:35

[평창 맞수] 왕의 귀환? 스타 탄생? 빙상이몽

'남자 피겨' 하뉴 유즈루 vs 네이선 첸

등록 : 2018.01.30 04:40
수정 : 2018.01.30 09:35

‘디펜딩 챔프’ 하뉴

꽃미남 외모로 구름팬 몰고다녀

예술성에서 독보적 영역 구축

작년 발목 부상 회복이 관건

‘떠오르는 별’ 첸

쿼드러플 밥 먹듯이 ‘점프머신’

최근 2차례나 하뉴 앞섰지만

부족한 경험이 아킬레스건

김연아(28)는 현역시절 ‘피겨 퀸’이라 불렸다. 그를 설명할 때 이 단어 하나면 충분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화려한 ‘대관식’을 한 김연아는 2014년 소치올림픽 때도 유력한 우승후보였지만 홈 이점을 등에 업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ㆍ러시아)에 밀려 은메달을 땄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 특히 국내 팬들은 진짜 ‘금빛 연기’를 펼친 선수는 김연아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 이어 평창에서 2연패를 노리는 ‘피겨 킹’ 일본의 하뉴 유즈루. 연합뉴스

열흘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일본 팬들이 4년 전 국내 팬들과 비슷한 마음으로 남자 피겨 싱글의 하뉴 유즈루(24)를 응원할 것 같다. 하뉴의 별명은 ‘피겨 킹’. 그는 올림픽 ‘디펜딩 챔피언’이다. 2014년 소치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남자 싱글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빙상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4연패(2013-14~16-17), 세계선수권 2회 우승(2014ㆍ17), 현 세계최고점수(330.43점) 등 ‘킹’이란 수식어가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조각 같은 외모로 수 많은 팬들을 몰고 다닌다. 지난 해 2월 강릉에서 평창올림픽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ISU 4대륙선수권 때는 4,000명의 일본 팬들이 건너왔다. 하뉴는 미국의 딕 버튼(1948ㆍ52) 이후 66년 만에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그는 지난 해 11월 연습 도중 오른 발목을 다쳤다. 회복 속도가 더뎌 지난 해 12월 일본 대표선발전에도 참가하지 못했지만 일본빙상연맹은 세계랭킹과 과거 성적 등을 고려해 하뉴를 대표팀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미국 네이선 첸의 역동적인 점프. 연합뉴스

하뉴의 강력한 대항마는 ‘떠오르는 신성’ 네이선 첸(19ㆍ미국)이다. 첸은 ‘점프 괴물’ ‘점프 기계’로 통한다. 남들은 한 대회에서 한 번 선보이기도 힘들다는 쿼트러플(4회전) 점프를 그는 지난 해 1월 전미선수권, 2월 4대륙 선수권에서 잇달아 7번(쇼트 프로그램 2번+프리 스케이팅 5번)이나 성공해 피겨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1999년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중국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첸은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이 열린 2002년부터 스케이트를 신었다. 일곱 살부터 6년 동안 발레를 배웠고 체조선수로도 활약했다. 그의 배경 음악 중에는 발레 음악이 유독 많다. 고등학교 때부터 피겨에 집중해 일찌감치 주니어 무대를 평정했다. 열 다섯 살에 성인 남자 선수들의 필수 기술로 여겨지는 4회전 점프를 연마하기 시작했다. 회전력과 점프력을 겸비한 고난도 점프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첸은 5가지 종류의 4회전 점프(러츠ㆍ플립ㆍ루프ㆍ살코ㆍ토루프)를 실전에서 모두 선보인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첸은 최근 성인 무대에서 하뉴를 두 번이나 이겼다. 2017~18시즌 1차 그랑프리에서 하뉴를 2위로 밀어내며 1위를 차지했고 강릉 4대륙선수권에서도 하뉴를 제치고 시상대 맨 위에 섰다. 하뉴가 부상으로 빠진 지난 해 12월 ISU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에서도 정상에 섰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그 해의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6명이 기량을 겨루는 ‘왕중왕전’이다. 하늘을 찌를 듯한 첸의 기세에 두 선수 처지가 뒤바뀌어 하뉴가 도전자가 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기술과 예술성을 겸비했다는 평을 듣는 하뉴 유즈루. 연합뉴스

최근 가파른 상승세로 하뉴를 위협하는 네이선 첸. 산호세=AP 연합뉴스

그러나 아직은 하뉴에게 첸이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뉴는 2015년 세계최고점을 낼 때 4회전 점프를 무려 6번이나 완벽하게 구사했다. 뿐만 아니라 마치 김연아의 전성기를 보듯 예술성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한 마디로 그는 기술력과 예술성을 겸비했다. 반면 첸은 시니어 경험이 부족해 예술적인 부분에서 확실히 하뉴에 못 미친다.

팬들은 하뉴가 부상 후유증을 털고 평창올림픽에서 첸과 진검승부를 펼치길 바라고 있다. 최근 하뉴 훈련을 직접 봤다는 미국의 피겨 스타 출신 해설자 조니 위어(34)는 캐나다 CBC 인터뷰에서 “하뉴는 연습할 때 매우 자유로워 보인다. 허공에서 훨훨 나는 것 같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평창올림픽은 ‘왕의 귀환’ 무대가 될 것인가, 새로운 스타 탄생의 장이 될 것인가.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반 바퀴 더 돌아 착지하는 ‘악셀’이 최고 난이도

피겨스케이팅의 점프는 크게 토(Toe) 점프와 에지(edge) 점프로 나뉜다. 토 점프는 스케이트날 앞쪽에 달린 톱니(Toe Pick)를 얼음에 찍으면서 뛰어오르는 점프이고, 에지 점프는 톱니가 아닌 스케이트날(에지)을 사용하는 기술이다. 토 점프는 다시 러츠(Lutz), 플립(Flip), 토루프(Toe Loop)로 나뉘고, 에지 점프는 악셀(Axel)과 살코(Salchow), 루프(Loop)로 구분된다. 점프 앞에 붙는 더블(2바퀴), 트리플(3바퀴), 쿼드러플(4바퀴)은 회전수다.

가장 난도가 높은 점프는 악셀이다. 유일하게 전진 방향으로 뛰어오르기 때문에 반 바퀴를 더 돌아 착지한다. 3회전을 기준으로 보면 트리플 악셀이 가장 점수가 높고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플립 > 트리플 루프 > 트리플 살코 > 트리플 토루프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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