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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기억] 불패은행 퇴출되다

입력
2016.07.02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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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7월 2일, 퇴출된 경기은행을 인수한 경기 수원 지역의 한미은행 창구가 북새통을 이룬 가운데 한 고객이 창구 책상 위로 올라가 예금지급을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보도사진연감
1998년 7월 2일, 퇴출된 경기은행을 인수한 경기 수원 지역의 한미은행 창구가 북새통을 이룬 가운데 한 고객이 창구 책상 위로 올라가 예금지급을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보도사진연감

1997년 한국에 불어 닥친 IMF 여파는 감원과 도산으로 이어지며 수많은 실업자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국민소득은 1만 달러에서 6,000달러로 급락했고 한때 30%를 넘나들던 고금리는 개인의 삶을 초토화시켰다.

98년에는 은행불사의 신화가 깨졌다. 사상 처음으로 은행 퇴출이 확정돼 동화, 대동, 동남, 경기, 충청은행이 문을 닫게 됐다. 동화는 신한으로, 대동은 국민으로, 그리고 동남 경기 충청은 각각 주택, 한미, 하나은행으로 흡수 합병됐다. 외환과 조흥을 비롯한 기타 7개 은행은 조건부 승인을 받았지만 대폭적인 감자와 함께 일부 은행장이 퇴진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3만 명이 넘는 은행원이 옷을 벗어야 했다.

퇴출은행 고객의 예금 원리금은 전액 보장됐지만 해당 은행들은 강력 반발하며 일부가 인계 업무를 거부했고 일선 창구는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들로 온종일 아수라장이 됐다. 98년 7월 1일 이후, 3일만에 새 은행에서 예금을 찾은 시민들은 감격의 만세를 부르기도 했다.

이후에도 많은 은행들이 인수 합병을 거듭하며 본래의 이름을 잃었다. 조흥 주택 제일 한미 서울 한빛 평화 상업 보람 등 열 손가락으로 꼽기 힘들 정도다. 시중은행은 현재 우리은행을 비롯해 신한, KB국민, KEB하나, 스탠다드차타드, 한국씨티 등 6개 은행으로 재편돼 있다. 손용석 멀티미디어부장 st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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