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오랜 동맹국 그 이상”
모두발언에서 ‘영속적 동맹’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소외될 수 있다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우려를 일축하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일각의‘균형외교’ 논란과 관련해 “미ㆍ중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고 확실히 선을 그으며 화답했다. 두 정상은 확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비전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다. (미국이) 한국을 우회(skipping)하는 일은 없다.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단언했다. 그는 코리아 패싱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서로를 위해 많은 일을 함께 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모두발언에서도 ‘영속적 동맹’이라는 말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미 상호방위조약 60여년 역사를 언급하며 “한미 양국은 전쟁에서 나란히 싸웠고 평화 속에서 함께 번영한 파트너이자 친구”라며 “대한민국은 단순한 오랜 동맹국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인도ㆍ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보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그래서 펜스 부통령과 틸러슨 국무장관, 매티슨 국방장관까지 모두 행정부 취임 첫해 서울을 다녀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6월 첫 정상회담에서 강조한 ‘위대한 동맹’을 거듭 언급하며 화답했다. 양국 정상은 당시 “한미동맹이야 말로 동맹의 모범”이라며 포괄적 동맹을 넘어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만남과 소통을 통해 깊은 신뢰와 우의를 맺어왔다”며 “오늘도 한미동맹의 굳건함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진 일문일답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균형외교가 일각에서 미ㆍ중 사이의 등거리 외교로 해석되는 데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균형외교는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것”이라며 “거기에는 중국도 포함되고 아세안(ASEAN), 러시아, EU(유럽연합) 국가와의 외교관계를 다변화해 더욱 균형 있는 외교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미동맹을 고리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한미 양국이 다소 이견을 보이고 있는 방위비 분담 문제와 관련해서는 두 정상이 언급을 피하려 애쓰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만이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가 앞으로도 합리적 수준의 방위비를 분담함으로써 동맹 연합방위태세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원칙을 재확인했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불만을 표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을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방위비 분담금에 관한 구체적 논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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