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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LG전자, 노조 前 지부장들에게 매점 운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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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LG전자, 노조 前 지부장들에게 매점 운영권

입력
2017.07.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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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공장 구내 알짜 매장

퇴직하면 입찰도 없이 밀어줘

“노조활동 제대로 되겠나”

LG전자가 퇴직하는 노동조합 전 지부장들에게 수천 명이 이용하는 구내 매점 운영권을 밀어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막대한 이권을 물러나는 노조 지도부에 보장해온 셈이다.

16일 LG전자 평택공장 등에 따르면 사측은 6,7년 전쯤 LG전자 노동조합 1지부장을 지낸 A씨에게 구내 매점(130여㎡) 운영권을 넘겼다. 이곳은 공장 내 근로자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영업을 펴는 ‘알짜’ 매장이지만, LG전자는 사내외 입찰 등 투명한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구내 화장품ㆍ생필품 등 다른 매장에 대해선 입찰을 진행한 것과 대비된다.

자신의 부인 명의로 사측과 계약을 맺은 A씨는 2014년 ‘노동계’ 몫으로 경기도의회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의원이 된 뒤에도 여전히 매점을 운영 중이다. 그는 “전임 선배들도 다 그렇게 해서 회사를 나왔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고 했다. 그의 전임자였던 B씨 역시 퇴사 뒤 매점 운영권을 받아 돈벌이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관행 때문에 노조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내부 비판이 적지 않다. 한 노조원은 “암묵적으로 매점 운영권을 대물림을 하고 있는 위원장들이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며 “대기업 노조가 털어내야 할 적폐 중 하나”라고 했다.

근무시간 외부로 나가기 불편한 직원들을 상대로 노조 전 간부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뒷말도 나온다. 옛 동료들을 상대로 한 영업인데도 물건값이 시중보다 턱없이 비싸고 가격조차 고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A씨는 “영업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 일일이 답할 이유가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김영 현 지부장은 “선배들이 매점을 운영, 거북한 게 사실”이라며 “후배들에게 짐을 주지 않기 위해 나는 매점 운영권을 받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사측은 회사의 정책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평택공장 관계자는 “내부 규정에 맞게 노조 전 지부장들과 5~7년 기간으로 매점 임대계약을 맺어 왔다”며 “임대료 등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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