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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한국당 혁신위… 3선들, 홍 대표에 ‘우려’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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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한국당 혁신위… 3선들, 홍 대표에 ‘우려’ 전달

입력
2017.08.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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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선언문, 오늘 가까스로 발표

민감한 쟁점 위원장에 결정 일임

류석춘(오른쪽 네 번째) 위원장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혁신위원들이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류석춘(오른쪽 네 번째) 위원장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혁신위원들이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혁신의 푯대가 될 혁신선언문을 두고도 합의를 이루지 못해 민감한 쟁점은 류석춘 위원장에게 결정권을 넘겼다. 2일엔 가까스로 혁신선언문이 발표될 예정이지만, 출범 초부터 후유증을 남겼다. 당의 3선 의원들은 홍준표 대표에게 류 위원장과 관련한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원들 사이에 막판까지 갑론을박이 오간 부분은 정책 혁신 중 경제노선이다. 최해범 사회민주주의연대 사무처장이 ‘서민경제주의’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등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며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애초 지난달 28일 예정이었던 혁신선언문 발표가 미뤄졌다.

한 혁신위원은 1일 통화에서 “그 다음 회의였던 지난달 31일에도 여전히 찬반 격론이 오갔다”며 “서민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데는 위원들이 대체적으로 동의했으나 당의 노선을 서민경제주의로 못박는 데는 반론이 강했다”고 전했다. 결국 대략적인 초안만 잡은 채 세세한 표현이나 문구는 류 위원장에게 결정을 일임했다. 또 다른 혁신위원은 “보수가 소외계층이나 서민도 보듬고 가야 한다는 취지의 ‘신보수주의’ 가치가 선언문에 담길 것”이라며 “현재의 위기를 초래한 과거 반성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선언문에는 기술하지 않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를 놓고도 위원 간 의견이 엇갈렸다. “보수의 위기를 부른 국정농단과 탄핵 등 과거와 절연을 위해서도 박 전 대통령의 당적 정리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한국당마저 박 전 대통령을 쳐내면 보수의 화합이 되겠느냐”는 견해가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를 바라보는 당내 시선은 곱지 않다. 수구로 비치는 류 위원장의 돌출 발언이 잇따르자 3선 의원들은 홍 대표에게 “혁신위가 이렇게 가선 안 된다”는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비판 여론에 홍 대표도 지난달 24일 “오른쪽 눈으로만 세상을 보는 것은 안 된다”며 혁신위에 경고를 보냈다. 그러나 류 위원장은 최근까지도 “일베 많이 하라”, “한국당은 ‘틀딱들’(틀니를 딱딱거린다는 뜻의 노인 멸칭)의 지지를 받는 당”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당이 지향해야 할 노선이나 혁신의 출발점을 무엇으로 할지 등을 놓고도 시끄러우니 혁신위에 기대할 게 없다”며 혀를 찼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당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외부위원들로 꾸려진 혁신위가 민감한 인적 쇄신 문제까지 건드릴 수 있겠느냐”며 “결국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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