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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블랙베리가 삼성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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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블랙베리가 삼성을 살리다

입력
2014.08.0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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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업무용 휴대폰의 대명사였던 블랙베리가 사업 중단을 추진하면서 그 반사 이익을 삼성전자가 챙기고 있다. 외국기업들이 단체로 사용하던 블랙베리 대신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도입을 본격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캐나다의 블랙베리사가 만드는 휴대폰 블랙베리는 한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9.5%를 차지하며 1위를 달렸던 모델이다. 이메일 사용이 편리해 미국 기업인들이 많이 들고 다니며 한때 ‘잘 나가는 비즈니스맨’의 상징 같은 휴대폰이었다.

하지만 2008년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블랙베리의 인기는 급락했고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은 1%도 되지 않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블랙베리를 내년에 사라질 10대 브랜드 중 하나로 꼽았다.

결국 블랙베리는 부동산 자산을 내놓았고, 이달 초 차량용 멀티미디어시스템 개발연구소를 독일 폴크스바겐에 매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블랙베리는 휴대폰 사업 중단 및 매각을 검토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고, 미국의 T모바일 등 일부 이동통신업체들은 가입자들에게 블랙베리를 다른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라고 권고했다.

요즘은 블랙베리의 쇠락 여파가 미국 등 해외 기업들에게 몰아치고 있다. 그 동안 미국 기업들은 이메일의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블랙베리를 직원들에게 업무용 스마트폰으로 단체 공급했다. 하지만 최근 블랙베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응용 소프트웨어(앱) 출시가 줄었고 애프터서비스(AS), 운용체제 지원 등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기업들 사이에 단체 폰 교체 바람이 불고 있는 것.

2013년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S4'. 삼성은 최근 미국 국방부로부터 갤럭시 시리즈의 보안인증을 받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3년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S4'. 삼성은 최근 미국 국방부로부터 갤럭시 시리즈의 보안인증을 받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갤럭시가 지난달 미 국방부로부터 보안인증을 받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 갤럭시노트3 등 5종의 모바일기기에 자체 개발한 모바일 보안 솔루션 녹스(KNOX)를 탑재해 미국방부로부터 보안 인증을 받았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 직원들은 기밀로 분류되지 않는 업무에 한해 삼성의 갤럭시 기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이 미 국방부 보안인증을 받은 것은 단지 미 국방부에 갤럭시를 납품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해외 특히 미국기업들이 일괄 구매하는 기업(B2B) 시장을 겨냥한 전략이다.

이 전략이 주효해 최근 미국 기업들이 속속 업무용 스마트폰 단체 구입 목록에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를 올려 놓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세계적 에너지 회사인 쉘이다. 쉘은 전통적으로 블랙베리를 업무용 스마트폰으로 사용해 왔는데, 무려 전세계 12만명의 직원이 사용하는 업무용 스마트폰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이 유력한 교체 후보”라며 “결정되면 의무적으로 업무용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하는 직원들은 회사에서 일괄적으로 교체해 주기 때문에 최소한 수 만대의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주기적인 교체 물량까지 포함하면 물량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휴대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개인용(B2C) 스마트폰 시장에서 겪는 판매부진의 어려움을 B2B 시장에서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녹스를 준비하며 B2B 시장 진출을 준비해 온 삼성전자에게 블랙베리의 어려움이 호기가 되고 있다”며 “기업들의 교체수요가 갤럭시로 몰릴 경우 최근 B2C 시장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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