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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중
의학전문기자

등록 : 2017.07.31 20:00
수정 : 2017.07.31 20:00

술로 살 빼려다 몸 버리고 술독에 빠져요

안주로 배 채우다 되레 복부비만 위험까지

등록 : 2017.07.31 20:00
수정 : 2017.07.31 20:00

술로 다이어트를 하는 ‘드렁코렉시아’가 인기다. 술에 의존해 체중을 감량하면 고혈압ㆍ당뇨병 등 만성질환은 물론 알코올 중독에 빠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술자리를 피할 수 없는 직장인 사이에 술과 고단백ㆍ지방 안주로 배를 채우는 ‘드렁코렉시아(Drunkorexcia)’가 늘고 있다.

드렁코렉시아란 ‘드렁크(drunk)’와 거식증을 뜻하는 ‘에너렉시아(anorexia)’를 합친 신조어다. 음주할 때 탄수화물을 먹지 않고 고기, 회 등을 채소와 함께 소량 섭취하는 이가 여기에 해당된다. 살은 빼고 싶은데 술은 끊지 않으려는 이질적 욕망의 산물이 드렁코렉시아다. 술로 살 빼려다 오히려 알코올의존증에 빠질 우려가 높다.

술과 고단백ㆍ지방 안주로 체중을 감량해도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술을 마실 때 탄수화물을 함께 섭취하지 않으면 지방축적효소를 활성화시키는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체중은 증가하지 않을지 몰라도 섭취한 지방과 단백질이 혈관 내에 축적돼 혈압은 물론 혈당수치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40대 이상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심 교수는 “나이가 들면 기초대사량이 줄어 체지방이 늘어나는데 술과 안주로 배를 채우면 복부비만이 심해질 수 있다”며 “복부비만으로 인해 지방간, 혈당ㆍ요산수치가 늘어 건강에 해를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술은 영양소는 없고 열량만 높은 대표적인 ‘빈 칼로리(empty calorie)’ 음식이라 술에 의존하면 건강을 해칠 수밖에 없다. 박희민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알코올은 우리 몸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정상적인 에너지원이 될 수 없다”며 “술로 배를 채우면 영양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술에 의존해 다이어트를 하면 장기적으로 간뿐만 아니라 뇌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박 교수는 “빈속에 계속 술을 마시면 알코올 분해효소가 작용하기도 전에 체내에 알코올이 흡수돼 해독하는 간에 부담을 줘서 간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다이어트 때문에 아침, 점심 식사량을 줄인 상태에서 저녁에 술로 배를 채우면 간에 치명적”이라며 “술을 마셔도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석재 뉴고려병원 응급의학과장은 “빈속에 술을 마신 후 구토나 의식혼미, 기절 등 급성알코올 중독으로 응급실을 찾은 이 가운데 다이어트를 하면서 술을 지속적으로 마신 이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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