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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경영 정상화 급한데.. 사장에 방위산업 문외한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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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경영 정상화 급한데.. 사장에 방위산업 문외한 내정

입력
2017.10.1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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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

文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

최근까지 금감원장 후보로 거론

훈련기 수출 등 현안 파악 어려워

정부 “적폐 근절 의지 담은 것”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

잇단 비리로 벼랑 끝에 몰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에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내정됐다. 이로써 3개월간 이어진 수장 공백을 해소할 수 있게 됐지만, 공무원 출신 비전문가가 위기의 KAI를 정상화로 이끌 수 있을지 우려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정부 여당은 감사 전문가를 최고경영자로 내세워 KAI를 개혁하고 적폐를 뿌리 뽑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인사라고 해명했다.

10일 관련 업계와 KAI 최대 주주인 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KAI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어 김 전 사무총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김 전 사무총장은 단독 후보로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김 전 사무총장은 신임대표로 공식 선임된다.

김 전 사무총장은 1978년 행정고시에 합격, 총무처ㆍ교통부 행정사무관을 거쳐 1985년부터 20여년간 감사원에서 근무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며 문재인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과 인연을 맺었다. 2008년 퇴임 이후 2012년까지 경남과학기술대 총장으로 재직했으며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에 몸담았다.

김 전 사무총장은 최근까지 금융감독원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금융 분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거세 결국 낙마했다. 하지만 방산 분야 역시 비전문가라는 점 때문에 KAI 내부와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로 지난 3개월간 경영활동이 사실상 마비된 데다 수출 전반을 책임지던 김인식 전 부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해외 수주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분야 초보자인 김 전 사무총장이 단기간에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한편에선 김 전 사무총장이 선임되면 조직 내의 투명성과 청렴도가 높아지고 정권의 실세라는 점에서 정부와 소통이 원활해지며 국책은행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과 뇌물공여 등 10여개 혐의로 하성용 전 대표를 구속했다. 하 전 대표는 대표이사를 맡은 2013년 이후 5,000억원대 규모의 분식회계, 협력업체 차명지분 보유, 횡령, 부정채용 등 KAI에 제기된 각종 경영 비리 의혹 전반에 깊숙이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KAI는 하 전 사장이 7월 20일 사임한 이후 대표이사직이 공석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김 전 사무총장이 KAI를 개혁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데 적합한 인물일 수는 있지만, 방산분야 비전문가가 수장이 되면 경영공백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KAI는 비리 수사 와중에 17조원이 걸린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APT) 수출이 좌초할 위기인 데다 이라크의 T-50 IQ 경공격기 수출대금 회수가 늦어지고 있는데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뒤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지금 KAI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방산 전문성보다) ‘조직을 추스르는 관리능력’일 것”이라며 “기업 운영에 대한 국민과 정부의 신뢰회복이 KAI의 첫 번째 과제이고 KAI가 국책 사업을 많이 추진하는 만큼 정부와 긴밀히 잘 조율해 항공산업의 미래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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