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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英 록가수 데이비드 보위 암으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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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英 록가수 데이비드 보위 암으로 별세

입력
2016.01.1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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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중 10일 세상을 떠난 영국 출신 세계적인 록음악 가수 데이비드 보위. 소니비엠지코리아 제공
암 투병 중 10일 세상을 떠난 영국 출신 세계적인 록음악 가수 데이비드 보위. 소니비엠지코리아 제공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록가수 데이비드 보위가 10일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69세.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보위는 암으로 18개월간 투병하다가 숨졌다. 보위의 대변인도 이날 “보위는 18개월간의 용감한 암 투병 끝에 이날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평화롭게 숨졌다”고 발표했다. 보위는 지난 2004년 급성 동맥 폐쇄증으로 심장 수술을 받은 뒤 건강 문제로 2006년부터는 공연도 삼가 왔다.

지난 1967년 자신의 이름을 딴 앨범으로 데뷔한 보위는 화려한 의상과 분장에 관능적인 음악을 특징으로 하는 글램록을 세계적으로 유행시켰다. 1969년 낸 앨범 ‘스페이스 오더티’ 로 평단과 대중의 극찬을 받으며 스타덤에 올라 끊임없는 음악적인 실험으로 주목 받았다.

보위는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지기 스타더스트란 캐릭터를 만들어 외계인과 우주에 대해 노래한 ‘더 라이즈 앤 폴 오브 지기스타더스트’(1972)란 앨범을 내고 공연하는가 하면, 70년대 후반에는 ‘히어로스’ 등의 앨범을 내 전자음악에 도전했다. ‘스페이스 오더티’ ‘스타맨’ ‘언더 프레셔’ ‘라이프 온 마스’ 등 숱한 히트곡으로 전세계에 걸쳐 1억 3,000만 장이 넘는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다.

10일 별세한 영국 출신 세계적인 록음악 가수 데이비드 보위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공존하는 이미지와 음악으로 현대 팝문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위 인터넷 공식홈페이지
10일 별세한 영국 출신 세계적인 록음악 가수 데이비드 보위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공존하는 이미지와 음악으로 현대 팝문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위 인터넷 공식홈페이지

보위는 음악뿐 아니라 패션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를 ‘록음악계의 앤디 워홀’ 이라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영화배우로도 왕성하게 활동해 영국 감독 니컬러스 뢰그의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 와 일본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전장의 크리스마스’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미국 NBC는 보위가 40여 년 동안 록음악의 혁신가이자 쇼맨으로 한계를 초월하는 시도를 한 인물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1996년 미국의 ‘록앤롤 명예의 전당’ 에 이름을 올린 보위는 미술 전시회도 가지는 등 예술 전반에 끼친 공로를 인정 받아 1999년엔 프랑스 최고 예술훈장을 받았다. 2002년에는 영국 BBC가 선정한 100명의 위대한 영국인 가운데 29번째로 꼽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00년 대영제국 훈장 3등급(CBE) 수훈자로 꼽히고, 2003년 왕실로부터 기사작위 서임자 명단에도 올랐으나 이는 두 번 다 고사했다.

보위는 사망 소식이 전해지기 불과 이틀 전이자 자신의 생일인 8일에 자신의 47번째 앨범인 ‘블랙스타’를 발표할 정도로 말년까지 창작의 불을 뜨겁게 지폈다. 이번 앨범에서는 “록음악을 피하고 싶다”며 재즈와 몽환적인 전자음악을 넘나들며 살아있는 음악 전설의 저력을 과시했다. 이를 두고 MBC 라디오 프로그램 ‘배철수의 음악캠프’ 의 배순탁 작가는 “보위가 최근 낸 새 앨범도 일흔에 가까운 음악인이 낸 결과물이라 보기 어려울 정도로 음악적으로 혁신에 가까웠다”며 “흑인 소울 음악까지 소화한 음악적 다양성에 패션 등에서의 독자적인 스타일 및 철학과 결합해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보위는 예술가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는 “보위는 음악 뿐만 아니라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문화적 흐름을 만들어 낸 예술가”라고 평가했다.

보위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전세계에서 애도 메시지가 쏟아졌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SNS에 “록음악의 천재 보위의 음악을 듣고 자랐다”며 “그는 재발견의 혁신가이고 우리는 큰 별을 잃었다”는 글을 올렸다. 미국 출신 세계적인 래퍼 카니예 웨스트는 “보위는 내게 마술 같은 창작력으로 가장 중요한 영감을 줬던 음악인”이란 글로 애도를 표시했다. 뉴질랜드 출신 배우 러셀 크로도 “보위는 가장 훌륭했던 공연예술가”라며 명복을 빌었다. 가수 이승환도 “언제나 앞서 가던 분이셨고 그래서 언제나 좇아가고 싶었던 분이었다”고 보위에 대한 존경심을 보였다.

보위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넘나드는 이미지와 음악으로 현대 팝 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술처럼 그의 삶도 파격적이었다. 보위는 1972년 영국 음악잡지 멜로디메이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바이섹슈얼(양성애자)”이라고 말해 충격을 줬다. 이로 인해 그는 또 다른 영국그룹 롤링스톤스 멤버인 믹 재거와 염문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보위는 1970년 결혼해 아들 던컨 존스를 얻은 뒤 1980년 이혼했고, 소말리아 출신 수퍼모델 이만과 재혼해 딸 알렉산드리아 존스를 낳고 결혼 생활을 이어왔다. 1947년 런던에서 태어난 보위는 학창시절 친구와 싸우다 왼쪽 눈을 다쳐 시력을 거의 잃었다. 보위는 동공 확장으로 왼쪽 눈의 색이 오른쪽 눈과 다르게 보이는 오드아이 증세를 보였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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