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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점검 매뉴얼, 단 하나도 안 지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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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점검 매뉴얼, 단 하나도 안 지켜졌다

입력
2015.08.3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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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1조ㆍ관제센터 보고 등 이행 안 돼

시설ㆍ장비 잦은 결함이 안전사고 불러

29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지하철 정비업체 직원 조모(29)씨가 역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지하철 정비업체 직원 조모(29)씨가 역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정비업체 직원이 안전문(스크린도어) 수리 도중 열차에 부딪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점검 매뉴얼 미 이행, 지하철역사 시설의 잦은 결함 등이 중첩된 안전 불감증이 원인이란 지적이다.

경찰과 지하철 2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29일 오후 7시27분 강남역 승강장에서 유지보수업체 직원 조모(29)씨가 스크린도어 수리 중 진입하는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틈에 끼어 숨졌다고 30일 밝혔다. 조씨는 이날 오후 6시41분 “스크린도어가 열리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교대역 방향 10-2 탑승 지점에 도착해 강제로 문을 열고 작업을 하다 변을 당했다.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조씨는 엉덩이 부근이 전동차와 부딪치면서 스크린도어 안쪽에서 30여m를 끌려간 뒤 현장에서 사망했다. 서울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강남역의 많은 승객들이 끔찍한 장면을 그대로 목격해야 했다.

조씨의 사망은 정비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는 등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이 빚은 사고로 드러났다. 서울메트로는 2013년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이후 안전사고 예방 매뉴얼을 협력업체에 배포했다. 매뉴얼에는 ▦스크린도어 점검은 최소 2인 1조로 할 것 ▦운행시간 중 스크린도어 안으로 들어가지 말 것 ▦스크린도어 진입 시 관제센터에 보고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겼지만 이번 사고에서 규정은 전혀 지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정비 직원이 홀로 점검을 한 이유와 어떤 경위로 스크린도어 안쪽에 들어갔는지에 대해 아직 파악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협력업체 관계자를 상대로 관련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역사 내 시설ㆍ장비의 잦은 결함도 안전사고를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됐다. 국토교통부가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 6월까지 발생한 지하철 지연운행 370건 중 241건(65.1%)이 시설ㆍ장비 결함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노후부품을 제 때 교체하거나 유지보수 기준을 미리 강화했다면 이번 사고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며 “안전불감증 탓에 20대 청년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김기중기자 k2j@ hankookilbo.com

박주희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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