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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ㆍ인종주의 vs 이메일ㆍ체력… 상호 약점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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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ㆍ인종주의 vs 이메일ㆍ체력… 상호 약점 공략

입력
2016.09.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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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뉴욕주 헴스테드 호프스트라대학에서 힐러리 클린턴(왼쪽)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후보가 1차 TV토론회를 마친 후 돌아서 갈 길을 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26일 뉴욕주 헴스테드 호프스트라대학에서 힐러리 클린턴(왼쪽)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후보가 1차 TV토론회를 마친 후 돌아서 갈 길을 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열린 90분간의 첫 미국 대선후보 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제기됐던 서로의 약점을 집중 공략했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거짓말과 인종주의적 성향을 들춰냈고, 트럼프는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과 체력 문제 등을 거론했다.

포문은 클린턴이 먼저 열었다. 그는 “트럼프는 뭔가 숨기고 있다”며 자신의 납세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트럼프를 비판했다. 클린턴이 “자료가 공개되면 알려진 것처럼 부유하지 않거나, 혹은 기부를 많이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공격해 나가자 트럼프는 “나는 변호사의 허락 없이 납세자료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클린턴이 삭제된 3만3,000개의 개인 이메일을 공개한다면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역공했다. 클린턴의 ‘아킬레스 건’ 중 하나인 국무장관 재임 시절 개인 이메일 사용 스캔들을 상기시킨 것이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인종주의적 태도도 부각했다. 특히 트럼프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는 미국이 아닌 케냐”라는 거짓 주장을 지속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는 “나는 최소한 그(오바마)가 출생 증명서를 발급하도록 유도했다”고 반박했지만 클린턴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무 근거 없는 의혹 제기 때문에 고통을 받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공세를 이어나갔다. 클린턴은 트럼프 일가가 1970년대에 흑인 미국인의 부동산 임차를 거부한 점을 지적하며 “인종주의는 트럼프의 가족 내력”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는 “클린턴의 측근들도 2008년 경선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 의혹을 확산시켰다”는 주장을 펼치며 빠져나갔다.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트럼프의 거짓말도 논란거리가 됐다. 트럼프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 실패로 인해 극단주의 무장집단 이슬람국가(IS)가 등장한 것이라며 오바마 정부와 클린턴을 공격했다가 “트럼프 자신도 2002년 당시 이라크 침공을 지지한 적이 있지 않느냐”는 클린턴의 역공을 받았다. 트럼프는 클린턴의 발언 도중 다급히 “아니다(Wrong)”를 연발하며 말을 끊고 “주류 언론이 내 발언을 왜곡했다. 나는 이라크 침공을 계속 반대해 왔다”는 기존 반박을 되풀이했다.

트럼프는 선거전 말미에 불거진 클린턴의 체력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렸다. 클린턴이 9ㆍ11 추모행사 때 쓰러진 후 폐렴 진단을 받아 대외활동을 자제한 것을 두고 트럼프는 “클린턴이 어디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공격했다. 클린턴은 “조용히 토론 준비를 하는 게 이상한 건 아니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지지 않고 트럼프는 토론 막바지에 “클린턴은 대통령이 될 사람으로 체력(stamina)이 부족하다”고 재차 밀어붙였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직무를 수행하면서 체력은 충분히 증명됐다는 취지로 반박한 후 “트럼프는 임신이 고용주의 기업활동에 불편한 요소라 말하고, 미인대회 입상자에게 돼지, 게으름뱅이, 개 따위의 별명을 붙여 부르는 사람”이라며 트럼프의 ‘여성 비하’ 발언 전력을 부각했다. 클린턴의 체력 부족을 강조하려는 트럼프의 전략이 남성우월주의적 사고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한 셈이다.

트럼프는 토론 이전에 공언한 대로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여성편력 문제를 토론회 도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토론이 끝난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첼시 클린턴(클린턴 부부의 딸)의 명예를 위해 빌의 부도덕한 행동(indiscretion)을 언급하지 않은 것이 자랑스럽다”고 발언해 빈축을 샀다. 그는 ‘앞으로도 그러겠느냐’는 질문에 “클린턴이 토론회 도중은 물론 여러 광고로 나를 비난하고 있기 때문에 두고 봐야 알겠다”고 덧붙였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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