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올림픽 첫 경기는 스위스에 0-8 완패로 끝났다.
일방적으로 밀린 결과에 자칫 풀이 죽을 수도 있었지만 승패를 떠나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는 사실에 10일 관동하키센터를 가득 메운 관중은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단일팀 선수들도 크게 벌어진 점수차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 후 단일팀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했다.
단일팀을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이날 현장 매표소에는 ‘전 좌석 매진’이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경기 입장권은 2만∼6만원이며, 관동하키센터는 좌석 6,000석 규모다. 경기 시작을 네 시간 정도 남긴 오후 5시께도 단일팀을 응원하는 관객들로 경기장 앞은 북적거렸다.
단일팀이 탄 버스가 도착할 때는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단일팀 파이팅”, “우리는 하나다” 등을 외쳤다. 경기 시작 후 큰 점수 차로 벌어졌을 때는 북한 응원단이 외치던 “힘내라”를 우리 관중이 선창하자 북한 응원단도 함께 목소리를 보탰다.
많은 호응 속에 경기를 마친 북한 공격수 정수현(22)은 “앞으로도 북과 남이 함께 묶여서 나아갔으면 한다”며 “함께 나아가면 체육뿐만 아니라 모든 곳에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승패도 중요하지만 한 핏줄을 이을 한민족끼리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달린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단일팀의 주장이자 한국의 에이스 박종아(22)는 “(문재인 대통령님이)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했다”면서 “세러 머리 감독님은 남은 두 경기에 맞춰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강릉=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