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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성 피부염 잘 생기는 유전자 변이 첫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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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성 피부염 잘 생기는 유전자 변이 첫 발견

입력
2018.03.2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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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 교수팀, 국제 학술지 발표

피부벽의 주요 구성 단백질을 만드는 필라그린 유전자 분석으로, 아토피성 피부염을 일으키는 알레르겐(항원)에 잘 반응하는 유전자 변이를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찾아냈다.

김용구(진단검사의학과)ㆍ김명신(진단검사의학과)ㆍ박영민(피부과) 서울성모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 교수팀이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 81명의 필라그린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염기 하나가 변이된 73개의 단일염기 서열변이(SNV:Single Nucleotide Variant)와 유전자 기능이 손실된 4개의 기능소실 돌연변이를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알레르겐은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유해물질이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반면 알레르겐은 특정한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친다.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하기 바로 전 단계가 감작(感作)이다. 감작은 생체 내에 이종 항원을 투여해 항체를 만드는 일을 말한다. 한번 감작되면 다시 같은 물질이 몸에 들어오면 면역세포가 그 물질을 기억하고 있다가 심한 반응을 일으키며 염증을 만든다. 그러므로 알레르기 질환 치료를 위해 어떤 알레르겐에 감작 반응을 일으키는지 검사를 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환자의 혈액을 이용한 알레르기 검사(알레르겐 특이 IgE 항체 검사)에서, 환자에 감작된 알레르겐 특성과 필라그린 유전자의 단일염기서열변이와 연관성을 발견했다.

rs71625199 변이를 가진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는 환경 알레르겐에 더 잘 감작되어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또한 임상 증상과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 단일염기서열변이 중 특정 변이와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 가운데 rs71626704 변이가 있으면 천식을 동반하고, rs76413899 변이가 있으면 구순염을 동반하는 유의한 연관성이 있었다.

rs11584340 변이를 가진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함께 앓고 있으면 알레르기의 주요 수치 중 하나인 EDN(호산구 탈과립 표지자) 혈청 농도가 높았다.

이들 중 천식도 동반한 환자군의 경우는 아토피 질환의 중증도를 측정하는 ECP(호산구 활성화 단백질)의 농도도 증가했다.

단일염기 서열변이는 세포핵 속의 염색체가 가진 30억개의 염기서열 중 개인 편차를 나타내는 변이를 말한다. 여러 사람의 DNA 염기서열을 분석해 읽으면 같은 위치에서 서로 다른 염기가 발견되는데 이러한 변이를 SNV라고 한다.

SNV는 대략 1,000개의 염기마다 1개 꼴로 나타난다. 사람은 염기쌍이 60억개이기에 적어도 100만개의 변이가 있다.

인간은 99.9% 염기서열이 일치하며 0.1%의 SNV 차이에 의해 키와 피부색 등이 달라지게 된다. 단 하나의 염기서열변이로 치명적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기에 SNV 연구를 통해 다양한 질환의 원인 규명과 임상 양상을 예측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대표적 알레르기 질환의 하나다. 알레르기 질환은 유전적 성향과 외부 환경인자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성향 즉 알레르기 체질이 있다고 반드시 알레르기 질환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유전성이 강하다.

어떤 이유로 알레르기 체질이 알레르기 질환으로 발전되는지 아직도 꾸준히 연구 중이고, 특히 원인 유전자는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다.

김명신 교수는 “아토피성 피부염은 단일 유전자 요인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합 질환으로 유전자와 환경 요인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진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알레르기 질환인 아토피성 피부염 원인이 되는 물질은 개인마다 다르므로, 아토피성 피부염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를 찾고, 임상 양상과 연관성을 입증한 이번 연구로 환자 개개인에 진단ㆍ치료에 정밀의학시대를 열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펴내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김용구(왼쪽부터)·김명신, 박영민 서울성모병원 교수
김용구(왼쪽부터)·김명신, 박영민 서울성모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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