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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북한 군수공업대회 메시지와 2018년 전망

입력
2017.12.13 13:5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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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군수공업은 수십 년 동안 베일에 가려져 왔다. 하지만 군수공업은 김일성의 국방⋅경제병진노선, 김정일의 선군노선 및 김정은의 경제ㆍ핵개발 병진 노선으로 이어져 오면서 북한 체제유지의 근간이 되어 왔다. 군수공업은 군사력의 건설 및 운용에 필요한 각종 자원, 투입요소, 생산 기반, 연구개발, 재정 및 수출입 등의 여러 요소를 포괄하는 군사력의 경제적 기반을 의미한다. 김정은 등장 이후에는 과학기술중시정책에 따라 연구개발 부문이 크게 강조되어 왔다. 북한의 군수공장은 수백 개에 이르며 군수공장 및 국방과학연구소가 고용한 인력만도 수십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십만 명이 기아로 죽기도 한 혹독한 고난의 행군 시기(1994-1997)에도 북한 당국은 군수공업에 대한 투자만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북한이 12일 돌연 군수경제에 종사하는 인물들을 모아 제8차 군수공업대회(12.11)를 열었고, 이를 공개했다. 이례적이다. 김정은도 참석했다. 군수공업대회에 대해서는 그 동안 전혀 알려진 내용이 없다. 이번 대회가 8차이고 처음 공개됐으니, 1차~7차 대회는 모두 비공개로 진행된 셈이다. 대회에는 '화성-15'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관계자들과 국방과학연구부문, 군수공업부문 과학자, 기술자, 노력혁신자, 관련 분야 일꾼들이 참가했다. 북한이 군수경제의 실체를 더 이상 숨기지 않겠다는 뜻이다. 첨단 핵심기술과 재료를 스스로 연구 완성했다는 자신감도 작용한 듯하다.

김정은은 집권하자마자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달성하기 위해 첨단무장장비 연구개발사업 및 생산에 몰두했다. 이미 2013년에 2014-2018년 기간을 상정한 ‘군 현대화 5개년 계획’을 수립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번 대회도 군 현대화 5개년 계획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인다. 이 계획은 5년 기간 안에 핵탄두 소형화와 핵잠수함 건조 등을 통해 2018년까지 북한 육군, 해군 및 지상군의 핵 타격능력을 완비한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를 위해 김정은은 군수공장 현대화와 신형무기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전문가들은 군수공장 현대화는 이미 상당히 진전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정은은 2016년 5월에 열린 제7차 노동당대회의 ‘사업총화보고’에서도 “지금 우리의 국방과학기술은 최상의 경지에 올라섰으며 국방공업부문에서는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우리 식의 첨단무장장비들을 마음먹은 대로 만들어 내고 있다”고 맘껏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우리를 당황하게 하는 것은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가혹한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새로운 무기개발을 멈출 자세를 보이지 않는 점이다. 이번 군수공업대회에서도 북한은 국가핵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할 것을 다짐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세계 최강의 핵강국, 군사강국으로 더욱 승리적으로 전진ㆍ비약할 것”이라면서 “주체적 국방공업의 강화·발전을 위해 힘차게 싸워나가자”고 주장했다. 지난해 불과 9개월 동안에 첫 수소탄시험과 핵탄두 폭발시험을 성공한 데 이어 올해에 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 수소탄시험을 했으니 믿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무인전투장비 등 첨단무기들과 전투기술기재들이 개발된 것도 국방공업 부문의 성과로 소개되었다. 기존의 무기체계와는 운영개념이 상이한 무기체계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군수공업대회에서 나온 메시지는 2018년의 대내외 정책방향을 알리는 김정은 신년사의 내용을 짐작하게 한다. 북한의 군현대화 5개년 계획에 따르면 2018년에는 핵 타격을 완비하는 해가 된다. 무엇보다 북한 해군의 목표인 잠수함탑재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새로운 잠수함이 건조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의 군비증강 폭주를 중단시키지 못한다면 2018년은 우리에게 더욱 엄혹한 시련과 과제를 던져줄 한 해가 될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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