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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어떻게 촛불정신 실천할지 고민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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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어떻게 촛불정신 실천할지 고민 담았어요”

입력
2017.06.3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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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기록한 연작 영화 ‘광장’

‘두개의 문’ 김일란 감독 등 10명

10개 단편에 다양한 목소리 담아

신청하는 곳 어디든 찾아가 상영

2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광장’ 상영회에서 시민들이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김표향 기자
2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광장’ 상영회에서 시민들이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김표향 기자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23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다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광장에 설치된 스크린에선 지난해 10월 29일부터 올해 4월 29일까지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열린 23차례의 촛불집회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광장’이 상영되고 있었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얼굴엔 ‘승리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이날 상영회는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과 배급사 시네마 달이 마련했다. 광장에서 탄생한 영화가 다시 광장으로 돌아와 촛불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자리다. 24일에는 ‘광장’과 연작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 ‘모든 날의 촛불’이 첫 상영됐다.

영화가 상영되는 2시간 동안 자리를 뜨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나중엔 300여개의 좌석이 모자랐다. 고등학교 2학년 조수아양은 퇴진행동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만난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조양은 “광장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새로웠고 당시 기억이 떠올라 행복했다”고 웃음지었다. 직장인 권보람씨는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엔 고쳐야 할 문제들이 많다”며 “촛불의 힘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광장’은 서울인권영화제와 인디포럼 등에서 상영된 화제작이다. 지난 겨울 ‘박근혜 퇴진’ 요구와 함께 불거져 나온 노동ㆍ여성ㆍ환경ㆍ청년ㆍ동물권 문제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10명의 감독이 10개 단편에 담았다. 3개 작품을 묶은 ‘모든 날의 촛불’은 광장의 과제를 삶 속에서 어떻게 이어받아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영화다.

촛불집회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광장’ 제작에 참여한 김일란(왼쪽부터) 황윤 감독과 넝쿨 전 퇴진행동 미디어팀장이 2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상영회에서 포스터를 들어 보이고 있다. 김표향 기자
촛불집회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광장’ 제작에 참여한 김일란(왼쪽부터) 황윤 감독과 넝쿨 전 퇴진행동 미디어팀장이 2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상영회에서 포스터를 들어 보이고 있다. 김표향 기자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연출한 김일란 감독이 ‘광장’ 연작의 제작을 총괄했다. 상영회를 마치고 만난 김 감독은 “각자 삶의 터전에서 어떻게 촛불을 실천해 가야 하는지 고민해 보자는 취지에서 다큐멘터리를 기획했다”며 “평택 대추리부터 서울 용산과 제주 강정, 경남 밀양, 세월호 참사 현장 등을 누빈 독립영화 감독들과 미디어 활동가들이 퇴진행동 미디어팀으로 뭉쳐 현장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잡식가족의 딜레마’의 황윤 감독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닭에 비유한 이미지를 포착하며 동물 혐오가 여성ㆍ장애인ㆍ소수자를 향한 혐오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는 ‘광장의 닭’을 연출했다. 황 감독은 “집회 현장에서 꼭 찍고 싶은 이미지를 마주치고도 카메라 배터리가 없어 난감했을 때 근처에 있던 다른 감독들이 대신 촬영해 주기도 했다”며 “협업의 의미도 새삼 깨달았던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또 “일상에서 또 다른 광장을 열어가는 데 이 영화가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광장’ 연작은 공동체상영 방식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단체, 지역사회, 학교 등이 상영을 신청하면 영화가 그곳으로 찾아가는 대안적 상영방식이다(상영 신청 문의: 시네마 달 02-337-2135). 배급 프로듀서인 넝쿨 전 퇴진행동 미디어팀장은 “촛불의 핵심은 불의와 억압에 대한 저항”이라며 “‘광장’은 감독이나 제작사, 배급사의 것이 아닌 촛불 시민 모두의 것이니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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